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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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친 친구가 있으면
행여 지친 친구가 있으면 이른 아침 삼호천 위로 빗 속을 날으는 새여 찾아가는 곳 어디메뇨 셋이 모여 대열을 이뤄 퍼득퍼득 나래치며 산 너머로 떠나가는가 갈 곳을 잃어버린 이들 거리마다 집집마다 소주로 세월 때우련만 다시 날자 저 새들처럼 소리치고 싶은 날에 빗방울 가슴을 적시네
2010.01.21 -
눈길을 밟으며 떠난 답사길 비나리
눈길을 밟으며 떠난 답사길 비나리 소백산 흰눈이 우리를 반겨맞았네 어서 오라고 웃음지으며 손짓하던 소수서원 부석사여 한너울 답사길은 썰매를 타는 듯 설레이는 가슴으로 걸음 옮겼지 여럿이 함께 눈 덮인 들을 지나고 우리 것의 숨결 살아 숨쉬는 문화유산을 찾아서 떠나온 길에 눈꽃처럼 맺힌..
2010.01.18 -
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
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 우리네 삶터에 칼바람이 불어 공장에서고 농토에서고 가릴 것 없이 쫓겨날 참일세 청춘을 다 바쳐 땀흘려 가꿨던 정든 일터를 빼앗는 자여 이대로 순순히 나가지 않으리 구조조정 4대강 괴물을 앞세워 노동자 농민 다 죽이려고 우리네 가슴에 대못을 박는가 일자리 천만..
2010.01.15 -
가난한 이웃들에게 바치는 노래
가난한 이웃들에게 바치는 노래 밤새워 써내려 간 나의 시가 한파 몰아치는 겨울밤에 돈없는 이들의 언 몸을 덥히는 이불 한장이 되었으면 좋겠네 차가운 방에서 자다가 숨져간 버림받은 사람들 떠오르지 따스한 전기장판이라도 누가 주었더라면 이 겨울을 버티고 새봄을 맞았으련만 김장 담그면 나..
2010.01.13 -
지리산 흰눈은 누구의 원혼이랴
지리산 흰눈은 누구의 원혼이랴 지리산에 폭설이 쏟아지던 날 통일의 꽃넋들은 깨어나 우등불을 피우고 둘러앉았네 못 다한 이야기들 서로 나누며 눈보라에 묻힌 골짜기를 아픈 시선으로 바라들 보는가 그날의 흔적을 찾아서 산에 든 역사기행의 타는 열망은 이제 상생의 해원굿 몸짓이리 뼈 한조각 ..
2010.01.09 -
새해 분노의 태양은 떠오르고
새해 분노의 태양은 떠오르고 2010년 첫 해돋이를 보면서 이내 가슴에 태양처럼 타오른 소망은 무엇이었나 개악 노동법도 4대강 예산도 날치기로 밀어부쳤던 MB정권에 분노가 치솟았네 팔용산 정상에 올랐던 새 해 온누리를 두루 비추며 포효한 호랑이의 외침이여 살아도 사람답게 살고 싶은 작은 바램..
2010.01.02 -
할머니들은 조국의 어머니시다
할머니들은 조국의 어머니시다 할머니의 올 한 해는 어땠을까 몸은 점점 쇠약해지건만 날강도 일제는 사죄조차 않네 해방된 조국에서조차 버림받고 숨죽이며 지냈던 세월을 아픈 몸 뒤척이며 눈물짓는가 아리랑 노래소리에 장단맞추며 손자 손녀들과 함께 하는 송년잔치에 모두 힘 모았구나 새해에..
2009.12.29 -
대산 가는 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대산 가는 길 나는 무엇을 보았나 겨울나무 숲 사이로 나는 걸었네 쌀재를 지나고 바람재를 지나 대산으로 오르는 주말 산행길에 잎들 다 떨구고 꽃눈들만 남긴 채 길손을 반겨맞는 진달래나무여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어날테지 흰 가지들과 함께 이 겨울을 나며 낙남정맥 오가는 이들 만나고 휘휘 ..
2009.12.27 -
그렇게 너는 져도 추억 속에 피어나리
그렇게 너는 져도 추억 속에 피어나리 성탄전야 친구 녀석 문상을 다녀왔네 팔팔한 몸이 돌연사를 당했으니 가족들의 심정이야 뭐라 위로할까 무학산 앵지밭골 아래 가난을 이기고 MBC 기자까지 지낸 김영길이가 엊그제 우리 곁을 홀홀히 떠나다니 파란많은 정치의 꿈이야 못 이뤘어도 기죽지 않고 뛰..
2009.12.25 -
굳은살 박힌 손끝과 힘찬 발끝으로
굳은살 박힌 손끝과 힘찬 발끝으로 백남해 신부가 드디어 책을 펴냈다 고난받는 이들 부르는 곳이면 웃음지으며 달려갔던 그 사람이 촛불문화제도 용산참사도 빗대었을 부스러기 성경이야기 소설책 출판기념회를 너나없이 축하했다 2천년 전 예수가 일하며 사랑했던 그 시대 사람들이 바로 오늘 노..
2009.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