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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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은 변치않고 나를 부르는데
그 산은 변치않고 나를 부르는데 주말 아침 여럿이 함께 산을 타라 쏟아지는 땀을 연신 닦으며 완월골 계곡따라 무학산에 드네 숨가쁜 하룻일도 잠시 놓아 둔 채 내 고장의 낙남정맥 최고봉에 발을 들여놓으니 푸른숲 정겨워 약수터 물 한잔 길손에게 고맙고 산나리꽃 싸리꽃 반겨맞으니 초여름 심신..
2009.06.28 -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장마비 갠 새벽녘 텃밭에서 상추 고추를 둘러보며 모처럼 한숨돌리고 거니네 물기 머금은 질경이 지천인 언덕받이 작은 땅에서 자라난 야생초들을 보아라 용산현장은 아수라장이라지 사제도 유족도 짓밟히고 통곡소리 귓가에 쟁쟁한데 아무 일 없는 듯 쑥쑥 커올라 고..
2009.06.21 -
수정마을 쫓겨나면 어디로 가란 말이야
수정마을 쫓겨나면 어디로 가란 말이야 구산면 수정만에 작은 어촌마을 있지 자자손손 이어가며 홍합도 키우고 논밭떼기 일구며 사는 수정마을이야 바닷바람에 갯내음 실려오는 그곳은 잊고 지냈던 고향처럼 안겨오건만 조선소 공장 세운다니 열받게 됐어 할배 할매들 조용히 살게 내버려두지 니편 ..
2009.06.16 -
한국민의 심장 속에 그를 묻으며
한국민의 심장 속에 그를 묻으며 그는 죽어서 큰산이 되었네 한맺힌 부엉이바위도 고향땅 봉하마을도 이제 민주성지가 되었어라 추모의 행렬 끝없이 이어지고 분노처럼 향불은 타는데 그는 바보처럼 웃고 있는가 다시 유월전야를 맞이하며 내 가슴에 솟구치는 그날의 민주화 함성이여 어김없이 떨쳐..
2009.05.31 -
오월, 꺼지지 않는 횃불과 같이
오월, 꺼지지 않는 횃불과 같이 빛고을은 다시 우리를 부른다 오월 꽃넋들이 철쭉처럼 이 산하에 피어나 눈부셔라 그날 불덩이로 타오른 분노는 금남로 충장로 도청에서 핏빛 항쟁으로 떨쳐나섰네 세월은 흘러 29주년을 맞건만 산 자들은 오늘이 부끄러워 영령들 앞에 사죄해야겠구나 오월의 노래를 ..
2009.05.18 -
" Dr.Kim 정말 고맙다.." ^^
열번째 시집을 출간하고 결재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착한 후배를 만나 앞니 두 개를 선물로 넣게 되었다. 산행 중 부주의로 바윗길에서 떨어져 이빨과 어깨죽지를 다쳤다. 밤늦도록 원고작업과 시를 쓰다가 치료도 제대로 못한 채 진통제만 먹었는데 그만 빠져버린 것이다. 그것도 한밤..
2009.05.12 -
통일의 길에 비상구는 있다
통일의 길에 비상구는 있다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에 저 DMZ도 서해도 비상사태에 돌입했는가 북한의 광명성 2호 인공위성 발사를 앞두고 요격이니 전쟁이니 호들갑떠는 아메리카여 겨레의 명운이 걸렸거늘 제 손으로 평화를 파탄낼 MB정권 아래 개성공단도 위태롭구나 핵전쟁 참화를 막을 길은 오직 ..
2009.03.21 -
빗 속의 임항선을 걸으며
빗 속의 임항선을 걸으며 비내리는 철길을 걷다가 텃밭에 심궈진 겨울초 내 발길을 멈추게 하네 녹슬어가는 기찻길에 핀 경칩날 남새잎 반가워 땅 일군 이웃들 그려라 북마산에서 성호동까지 걷고 또 걸었던 이 길 옛 추억을 불러내는가 고소한 겨울초를 만나고 남모르는 기쁨 맛보는 내 가슴에 비는 ..
2009.03.07 -
원점회귀 산행길에서 노래하다
원점회귀 산행길에서 노래하다 오랫만에 여럿이 산길을 타라 고성 통영 경계인 벽방산은 원효대사 숨결 스며 있는 곳 안정사 가섭암 의상암 지나며 맑은 공기 맑은 물 맛보고 파릇한 새싹들에 눈인사하네 소나무 참나무 반겨맞는 봄산 진달래는 내일이면 붉건만 내 마음의 꽃은 언제 피려나 정상에서..
2009.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