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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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산천에 비는 내리고
진달래 산천에 비는 내리고 삶이야 팍팍해져 갈지라도 산에들에 봄비는 내려 고단한 심신을 적셔주는구나 진달래 어우러져 핀 저 숲길에서 쉬고 싶은 날 어지러운 세상사 잠시 떨치고 사람사는 세상을 못내 그리워하는가 먼저 떠나간 이들의 얼굴이 되살아오는 요즘 비내리는 봄길을 따라 길고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 고난을 마다않았던 진달래마음을 새겨 보아라
2023.03.22 -
촛불행동 그대들이 봄이다
촛불행동 그대들이 봄이다 꽃샘바람 불어오는 주말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들이하기 좋다지만 거리로 광장으로 기꺼이 나서는 사람들 촛불 하나 환히 밝히고 함께 보내는 토요일 평온한 일터도 평화로운 한반도도 사라져 버린 슬픈 나라 웬 간첩타령 국가보안법 공안통치에 목매는 국민무시 정권 어둠이 빛을 이길까 악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검찰공화국 저 피플파워 시민혁명 역사를 잊었는가 오늘도 심판의 촛불은 온누리에 들불처럼 타올라 번져간다 사는 일이 팍팍해지는 날 더욱 간절해지는 사람사는 세상 그날을 다시 목놓아 부르며 우린 주말을 반납한 채 민심의 광장으로 나선다
2023.02.25 -
혹독한 겨울 지나면 봄이 온다
혹독한 겨울 지나면 봄이 온다 얼음장 밑으로 물흐르는 소리 정녕 봄은 오고 있건만 내 마음의 봄은 아직 멀기만 한가 가난한 사람들의 봄도 기약할 수 없는 내일이런가 씁쓸한 가슴 안고 하루를 맞아도 오늘도 정론직필 뉴스를 보면 다시 항쟁의 봄을 열어가는 수천 수만의 촛불행동들 참을 수 없는 분노는 거침없어라 케케묵은 국가보안법 공안통치 가증스런 정치보복 불난 곳에 기름을 끼얹는 것 민생 민주주의 평화는 찾고야 말 사람사는 세상이거늘 혹독한 겨울 저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폭정의 검찰공화국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없는 외침이 내 가슴에 울려퍼지는 날 봄이 오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성난 민심의 광장으로 촛불 하나 켜고 함께 나서리
2023.01.30 -
어린왕자 꽃에게 말을 걸다
어린왕자 꽃에게 말을 걸다 꽃에게 말을 거는 어린왕자 서로 관계를 맺고 길들이고 있는 저 풍경 오래 기다린 사랑이런가 긴 여행을 끝내고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온 행복한 시간이런가 혼자만 잘 살면 뭐가 좋아 더불어숲을 이루는 사람사는 세상이 어린왕자의 꿈이 아니던가 진보장미 한송이를 키우며 마음을 주고받는 끈질긴 심지 하나 눈보라 속에서 돌 우에서 꽃을 피우는 민중들 한결같은 염원 아니랴
2022.12.03 -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노래하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노래하라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때까지 첫 마음으로 달려가자 유신독재 광주학살을 거쳐 87년 6월항쟁 7,8월 노동자투쟁 88년 조국통일투쟁 그날이 내 가슴에 아로새겨져 있네 강고한 90년대 노동해방 투쟁 2천년대 민주정부 수립 투쟁까지 거리의 시인으로 싸웠어라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감옥도 잊지 못할 80년 교사 해직도 지난 세월 투쟁의 기억일 뿐 나의 삶은 후회는 없어라 역사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도 다시 촛불을 드는 민중들 아우성은 멈출 줄을 모르는가 세월은 쉴새없이 멀리 흘러 어느새 희끗한 머리칼이 되어 밤새워 쓰는 시 한 편으로 성치 않은 몸을 버티고 있거늘 고난의 십자가에 기대기보다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며 사람사는 세상을 외쳐부르는 해당화 시인의 세상살이가 앞서 걸은 전사들..
2022.08.15 -
시가 내게로 오는 날
시가 내게로 오는 날 비가 오려나 싶을 때 내 몸이 쑤시던 흐린 날 아침 옥상 상자텃밭에 수박 하나 신기하게 달렸네 간밤 잠을 설쳤어도 안개 속의 시가 나에게로 올 때처럼 갈피를 못잡던 마음이 편해져라 오늘은 뭘 쓸까며 고민하는 창작혼을 뉘라서 알랴만 시인은 시를 쓸 때 행복을 느끼지 사람사는 세상을 외쳐 부르며 공동체를 일궈 가듯 노동의 대지에 깊이 뿌리내려라
2022.07.13 -
법치주의가 만능 열쇠일까
법치주의가 만능 열쇠일까 묵가는 왜 전장을 떠났을까 자연인의 삶이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전란의 시대 그는 살륙보다 평화를 원했기에 병법을 버렸다 어제 오늘 이 시각도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 범죄사회를 벗어나는 길은 과연 법치주의로 가능할까 의문을 던지며 중부경찰서 갔다 나오는 길 김은진 도예전도 열리고 중부서 홈페이지도 민중의 지팡이답더라 87년 6월항쟁때 창동사거리에서 돌 던지다 사복조에 끌려가서 1주 구류 살았던 그곳 세월따라 많이 바뀌었다 인권 보호에 촛점을 맞춘 수사방식도 놀랬다 하지만 공동체를 살리자면 자율적 해결이 낫고 자치경찰제 회복 중심 해결 방안이 더 아쉽더라 적자생존 세상사라지만 사람이 변하면 안될까 마을마다 동네마다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를 일구는 노력을 쏟는 사람사는 세상이 그립더라
2022.05.19 -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경남의 확진자 수가 심상찮은 봄날 숲속길 오랫만에 가니 진달래도 돌탑도 반갑게 우릴 맞는가 코로나로 인심마저 팍팍해져 가는 슬픈 세상이 서러워 더불어삶을 일굴 공동체가 절실한 오늘 내가 쏟아야 할 땀 과연 어디일까 이웃이 이웃이 아니고 형제가 형제가 아닌 경쟁만이 판치는 살벌한 생존의 땅에서 끝내 포기 못할 사람의 마을을 찾아 단 하루를 살아도 대동세상을 꿈꾸리니 주저앉지 말자 숲속 오솔길에서 마주친 돌탑에 작은 돌 하나 내 소망 하나 얹자
2022.03.30 -
죽음마저 외로운 사람들
죽음마저 외로운 사람들 손잡아 줄 이 없었을까 사각지대 복지도 가 닿지 못해서일까 60대 부모와 30대 자녀 일가족 왜 목숨을 끊었을까 억울한 죽음마저 무덤덤해지는 슬픈 나라 먹고 살기 힘들고 양극화 골은 깊어가는 사회 탓일까 기본소득제 하면 잇따른 비극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어제도 오늘도 자살률 1위 대한민국 바뀌지 않고서는 사람사는 세상 멀어라 외로이 떠나간 이웃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 고단했던 삶 앞에 편히 쉬시라 절올리며 국화꽃 한송이 바쳐라
2021.03.19 -
뭘 했냐고 누가 내게 묻거든
뭘 했냐고 누가 내게 묻거든 무학산에 흰눈 쌓인 날 맺힌 빗방울 하나 괜스레 눈물 한방울 같아 편히 눈감지 못하고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식걱정 떠날 날 없던 어미의 한이 내 가슴에 사무치더라 "우리 아들 어찌 살꼬" "돈을 몰라서 큰일이다 장사를 할래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 한마디도 흘려들었던 해당화 시인은 끝내 복직되지 못했다 민중시를 무기로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투쟁으로 보냈던 격동의 시절 지나고 지금 돌이켜 보느라면 거침없이 갔던 80년 해직교사의 민주화 한길이더라 나의 분신같은 시집들 생의 흔적으로 남아 후회없는 세월 뉘라서 알아줄까마는 어미의 눈물 한방울 잊을 수 없어 이 산하에 잠들지 못하는 꽃넋들이 애달프구나
2021.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