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2023. 6. 9. 03:54소시집 <내일을 품은 오늘>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옆집에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
비정한 도시의 민낯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일용직을 전전하던 50대가
홀로 쓸쓸히 숨져갔지만
석달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복지 사각지대 참담하다
주민자치위도 복지패밀리도
복지등기도 부질없었다
각자도생의 생존법
더불어삶의 길은 아직 멀었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을까
전기료 체납 위기가구였건만
복지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건물 수리공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영영 잊혀진 죽음이 되었을 터
도시재생 행복마을 만들기도
위험에 처한 한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불평등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그날에 가서야 고독사도 사라질까
언론 기사를 접하는 순간
내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