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예술꽃 한 송이(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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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로 만추의 낙엽 밟으며
중앙대로 만추의 낙엽 밟으며 시인의 건강을 걱정해 주며 카톡을 보내온 이도 있고 울산 상영 독립영화를 보라고 안부를 전하는 이도 있어 만추의 낙엽을 밟고 가는 내 발걸음은 가벼워라 돌아보면 이 길은 마창지역 어느 곳이든 투쟁의 추억이 살아 외롭지 않은 길이어라 부마에서 광주로 유월에서 칠월 팔월로 명박근혜에서 촛불로 타올랐던 거리거리 돈을 모른다는 부모 말처럼 집도 땅도 머물다 갈 뿐 하얗게 밤을 지새워 써 내려간 시편들만 남고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남모르게 인생정리를 하며 막바지 시집을 준비하는 해당화 시인의 심사는 자못 비장하기도 하건만 뉘 있어 알아주려나 어느 날 갑자기 떠난 지인들 부고장을 접하던 슬픔 아직 가슴에 맺혀 있거늘 앞으로 10년쯤 보고 올 한해 못 다한 일 챙겨라
2022.11.18 -
한 여성농민의 숨가쁜 가을에
한 여성농민의 숨가쁜 가을에 아이 셋을 키운다는 여성농민 숨가쁜 그녀의 가을은 일용할 양식도 잘 말려서 방아를 찧어야겠고 고추 무청 감말랭이도 손보랴 분주한 나날이어라 어느새 50대 나이가 되어 몸은 예전같지 않아도 시민사회단체 일이랑 농장일이랑 농민회 일이랑 진보당 모임이랑 두루 챙기며 생활한다니 팍팍한 우리농업 농촌 살림을 일궈가는 땅의 사람들 있어 땀방울이여 진정 값져라 찬바람 부는 새벽길에 수확철 일손들 잠시 놓고 오늘은 농민대회 함께 가야지 쌀값마저 보장 못받는 나라 농사지어 빚지는 슬픈 땅 숱한 농민열사들이 못다 이룬 농민해방 그날을 위하여 농민가는 울려퍼지고 아스팔트농사는 뜨거워라
2022.11.16 -
늦가을 비내리는 거리에서
늦가을 비내리는 거리에서 늦가을 긴 가뭄 끝에 비는 내리고 옛 마산형무소 자리엔 노란 은행잎들 세월처럼 쌓였구나 노동자대회에선 윤석열 퇴진 구호가 터져 나왔다지 쿠데타를 상기시키는 역사 후퇴 조짐들 교과서에서도 민주시민 교육을 뺀 통제가 시작됐지 권불십년 아니라 5년 그것도 1년 후면 항쟁은 더 무서울테지 탄핵촛불에 중고생이 합류하고 노동자 민중이 이대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치는 이 땅 저 길거리의 은행잎들이 떠날 때가 됐다고 소리치는 풍경이구나 가뭄 해갈하듯 이 산하를 적셔주는 함께 맞는 비여 내려라
2022.11.13 -
윤석열차는 공안몰이로 달리고
윤석열차는 공안몰이로 달리고 다시 다시는 오지 않기를 그리도 소망했건만 웬 공작정치 정치보복 공안탄압을 일삼는 저 오만한 권력을 어찌하랴 민심의 광장에 타오르는 탄핵촛불 목소리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고 세월호도 이태원도 평화협정도 외면해 버리는 무능한 윤석열 정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진보 통일인사들을 이제 색깔론으로 몰아부치며 트집잡는다니 지지율 만회책인가 3중 위기 돌파구인가 존재하지도 않은 시나리오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때 날뛴 독재의 망령이 한반도 통일염원을 옥죄고 민주주의를 가두자는가 정국이 혼란스러울 때면 터져 나오는 공안사건 낡은 국가보안법을 들고 압수수색 체포한단 말인가 다시 다시는 용납치 말라
2022.11.09 -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이철수의 나뭇잎편지를 읽으며 저 80년대 판화가 생각나 홍성담의 오월이야기 달력을 난 마산에서 보급했더랬지 빛고을 항쟁에 참여했던 젊은 날 섬마을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이오덕 선생의 책 열독했던 그날처럼 판화를 무척 사랑했더랬다 창원대 강연에서 만난 신영복 선생의 서화 글씨체를 접하곤 하던 기쁜 날도 세월 속에 추억만 남았는가 오늘은 이철수 선생의 목판화가 헛헛한 내 가슴을 채워주는가 뜨거웠던 민중문화운동 탈춤 판소리 판화 민노래에 열정을 태웠던 격동기 광주항쟁의 불길 속에서 탄생한 민중의 문화예술은 빛나라 늘 고맙게 읽고 있지만 나뭇잎편지에 답장 한번 못보낸 해당화 시인이 인사드린다
2022.11.08 -
길 위에서 자신에게 물어보라
길 위에서 자신에게 물어보라 내일 모레가 입동이라는데 무학산 단풍은 늦고 불종거리 가로수 은행잎은 이제 노랗게 물드는가 올 겨울은 다들 무사할까 추위는 다가오건만 우리는 길 위에 서 있다 장삿일 생활은 돌고 돌고 쉬는 날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어지는 내 마음 국가가 없었던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끝나면 국화축제도 각설이타령도 다시 막이 오를테지 창동 눈꽃축제도 열리고 오동동 문화광장에도 버스킹 노랫소리 들리련만 코로나 재유행 조류독감 고물가 고유가 고환율 한반도 핵전쟁위기 탓에 체감경기는 죽을 맛 탄핵촛불 켜지는 거리거리 온 나라가 아우성이다 서민살림은 벼랑 끝이건만 비상구가 안보이니 희망이란 어디서 찾을까 찬바람 부는 계절에 내 고향 마산에서 묻는다
2022.11.05 -
내 사랑 한반도는 일촉즉발
내 사랑 한반도는 일촉즉발 평화지대 동막골은 없다 정전 69년 늦가을에 NLL 넘어 속초 앞바다까지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울릉도에선 공습경보가 실제상황으로 울리고 전쟁나겠다 불안하건만 비질런트 스톰 저 폭격기들 전술핵 한미연합공중훈련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반전평화 행동이 시작된 한반도는 비상사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핵전쟁의 서막이런가 막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한미 작전계획 5015는 핵공격을 퍼부을 태세다 우크라 대만 한반도 전선 3군데서 동시다발로 전쟁을 치르겠다는 것인가 호전광의 야욕 누가 꺾을까 애꿎은 목숨들이 죽어갈 참상이 어른거리는 날 단풍잎은 붉게 피었구나
2022.11.03 -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언제 저기 싹이 돋았나 텃밭 구석에 핀 저 연보라빛 고구마꽃 생명의 신비이런가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고운 꽃 한송이 화분에 옮겨 심으리 비워주어야 할 명자꽃 동네텃밭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찬거리도 되었던 위로의 작은 공간에 억세게도 살아 피었거니 왠지 길 위의 사람들 끈질긴 삶 같아 내 마음은 애잔하여라
2022.11.01 -
가을날 청춘들이 압사되다니
가을날 청춘들이 압사되다니 10만 인파가 적은 것이냐 그 많은 경찰 공무원들 다 어디로 갔나 예견된 이태원 참사 3.2m 폭 내리막길 골목은 안전요원도 없었다 10대 20대 꽃다운 청춘들이 떠밀려 깔려죽은 핼러윈 축제 그 자리 비만 내리면 미끄러지고 장애물도 많았다는데 평소 불안해 불안해 하던 우려가 터졌단 말인가 서울시도 용산구청도 행안부장관도 직무유기가 아닌가 말이야 별이 된 세월호 아이들도 억울한 죽음이거늘 오호 비통하여라 154명의 영혼들 앞에 흰 국화꽃을 놓으며 애도의 마음 보내어라
2022.10.30 -
오동동 빛의 거리 점등식에
오동동 빛의 거리 점등식에 마산의 국화축제 전야에 창동 오동동에 켜진 빛의 거리 점등식이여 우리 고장 사람들 오가는 발걸음마다 환히 보름달처럼 비추라 7대도시 옛 영광을 꿈꾸며 다시 중심가에 빛나는 내 마음의 희망이여 힘들었던 소상공인들에게 상권회복의 열망이어라 새봄이 오기 전까지 창원시를 내내 밝혀 줄 우리의 간절한 소망들이 타오르라 빛의 거리여 민관정이 하나되어 치르는 오늘의 새로운 다짐 추억의 거리거리 국화꽃 향기와 함께 달처럼 별처럼 빛나거라
20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