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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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희망이란 기다림이 빛날 때 12월 첫날 홀로 걷는 거리엔 성탄트리가 빈자의 등처럼 깜빡거리고 내 가슴엔 쟝발장이 빵조각을 훔쳐야 했던 그 심정이 사무쳐 오네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켠 사람들의 얼굴 쌍용차 밀양 길고 긴 투쟁의 나날 복직을 기다리다 목숨끊은 노동자 죽음이 어른거..
2013.12.01 -
어쩐지 내 마음같은 풍경
어쩐지 내 마음같은 풍경 길 위에서 마주치는 빈집 대추나무 겨울을 맞는구나 주인장은 간데 없는데 홀로 그 자리를 지켜선 모습이 아프게 와 닿아라 빚에 내몰려 팔려고 내놓았거나 재개발 보상을 기대했다 떠났거나 사연이 있겠거니 생각해 보며 왠지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구나 언..
2013.11.28 -
블로그북 시집 <관계>를 펴 내며^^
관계 유동렬시집 관계.pdf 요 근래 지역사회와 전국의 이모저모 시대의 풍경을 시로 담아 보았다. 애초에 3부까지 편집해 13번째 시집을 펴낼 구성이었다. 그러다가 긴급조치 9호 재심 소식을 담자 해서 4부를 쓰게 되었다. 연내 마무리한다니까 기다리기로 하고 블로그북 PDF 시집을 펴 낸..
2013.11.19 -
마산역에 가면 왠지 아프다
마산역에 가면 왠지 아프다 은행잎 노랗게 물든 마산역에 가면 KTX 민영화 저지 플랑카드가 걸려 있고 두 개의 기념비가 역광장에 힘 겨루듯 우뚝 서 있지 아련한 열차통학 추억이 새벽 번개시장 애환이 알알이 배인 곳 오고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저 친일 친독재의 기억 이은상 ..
2013.11.19 -
아침에 김수영의 풀을 읽으며
아침에 김수영의 풀을 읽으며 요즘같이 추운 날엔 김수영의 풀 시가 문득 떠올라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읊어보는 심사여 내 마음 속의 그녀도 좋아하는 시 속의 풀은 민중이고 간절한 108배이고 국회 현관 앞 매서운 단..
2013.11.18 -
물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날
물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날 아 물억새 살아 있구나 느리게 걷기 좋은 길 내서 광려천에 겨울을 알린다는 작은 새가 하얀 깃털을 날리며 나를 반겨 맞는가 4대강 공사로 볼 수 없게 됐다는 물억새 동네 하천변에 어우러져 피었어라 햇살 눈부신 날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작은 새들을 보면..
2013.11.16 -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까치집이 저기에 있네 마산 불종거리 은행나무 위에 얹힌 덤불집이 튼튼해 지난 겨울 폭설 속에서도 끄떡없었던 그곳 오늘밤 달은 환하고 찬바람은 주춤한 창동 오동동 딱 중간에 자리잡은 저 까치집 대단해 한때 빌딩살이 모텔살이도 해 보았건만 제 집을 ..
2013.11.15 -
시래기에 깃들인 추억에 젖어
시래기에 깃들인 추억에 젖어 무청 시래기를 다듬는 사람들이 정겹네 인정 듬뿍 담긴 시락국을 만들어 먹으면 추운 겨울도 넘기지 반찬가게를 하던 옛집 처마기둥에도 매달려 있던 내 추억 속의 남새 무청 시래기에 오래 눈길이 머물고 지금은 없는 어머니의 숨결이 오롯이 배여 나오는..
2013.11.14 -
배추값 폭락 남의 일이 아니야
배추값 폭락 남의 일이 아니야 풍년농사에 한숨짓는 농민 쌀도 배추도 과일도 2013년은 풍작이라는데 어제 배추값 폭락에 울상인 농사꾼의 얼굴을 보며 밤새 고민에 빠졌더랬다 수급조절을 잘못한 탓일까 과잉생산 농민 탓일까 또 갈아엎어야 되겠는가 의문이 풀리지를 않았는데 전농 게..
2013.11.12 -
선을 넘자 하나되어 싸우자
선을 넘자 하나되어 싸우자 그때가 87년 전이었지 농성장에서 곧잘 부르곤 했던 노래가 동지가였어 살을 에는 밤 고통받는 밤 차디찬 새벽서리 맞으며 우린 맞섰다 투쟁 투쟁 영원한 투쟁 너는 나의 동지 2013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왜 이 노래가 자꾸만 떠올랐지 전태일열사의 정신을 잊지 ..
2013.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