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에 깃들인 추억에 젖어
2013. 11. 14. 19:44ㆍ◆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시래기에 깃들인 추억에 젖어
무청 시래기를 다듬는
사람들이 정겹네
인정 듬뿍 담긴 시락국을
만들어 먹으면
추운 겨울도 넘기지
반찬가게를 하던
옛집 처마기둥에도
매달려 있던
내 추억 속의 남새
무청 시래기에
오래 눈길이 머물고
지금은 없는
어머니의 숨결이
오롯이 배여 나오는구나
어제 문학행사에서
오랫만에 맛보았던 시락국
하 많은 사연들
스며 있을 줄이야
예전엔 미처 몰랐어라
언제 산촌으로 가서
흙내음 풀향기가
폴폴 나는
시인의 거처에서
텃밭을 일구고
몸살림을 하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내 심사를 뉘 알랴
저 무청 시래기가
잊고 지냈던
향수를 일깨우는구나
'◆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 > 4부 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날 (1) | 2013.11.16 |
---|---|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0) | 2013.11.15 |
배추값 폭락 남의 일이 아니야 (0) | 2013.11.12 |
선을 넘자 하나되어 싸우자 (0) | 2013.11.11 |
우리 함께 맞는 비가 따뜻하다 (0) | 2013.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