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2013. 11. 15. 23:3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까치집이 저기에 있네

마산 불종거리

은행나무 위에 얹힌

덤불집이 튼튼해

지난 겨울 폭설 속에서도

끄떡없었던 그곳

오늘밤 달은 환하고

찬바람은 주춤한

창동 오동동

딱 중간에 자리잡은

저 까치집 대단해

한때 빌딩살이 모텔살이도

해 보았건만

제 집을 가진 까치가

오늘따라 부럽네

쪽방 셋방에서 뒤척이는

사람들 얼마이던가

지리산자락 산촌에서

황토집을 짓고

살고 싶은 시인에게

법정스님 오두막같은

까치집을 보며

무소유 삶이 생각나

욕심같은 것

버려라 일깨워 주는구나

올겨울도 무사히

잘 버텨주라고

안부를 전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