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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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거운 열망 속으로
다시 뜨거운 열망 속으로 살다가 일상이 흔들리는 날 위로가 필요해질 때 무학산 자락 앵지밭골 봄길따라 걸어 올라가다가 산길 가에 우뚝 선 이끼낀 고목을 만났네 저 늙은 나무에도 꽃은 피어 길손을 반겨 맞는가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지듯 백년 세월을 버틴 뿌리깊은 심지를 보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가 몸살림에 소홀한 시인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오래 된 나무 한 그루에 깃든 사연에 귀기울여 보자 정권 심판도 하고 일상도 흔들림없이 가자
2024.04.10 -
내 고장은 안녕들 하십니까
내 고장은 안녕들 하십니까 무학산 서마지기에 서서 내 고장을 바라보면 마산은 항구도시 공단도시 상업도시 풍경이어라 수출자유지역 입주업체는 줄고 감원이 많다지 창원공단 가동률도 떨어져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요즘같은 불황기에 "월급 빼고 다 올랐다"지 시내 중심가 나가보면 전통시장 상인들도 "장사 30년만에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탄식이 나오지 추락하는 민생경제 체감경기는 바닥을 치고 빚내서 버틴다는 중소영세상인들 얼굴에는 눈물꽃이 다 피었지 노동자 도시에 살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려우면 창동 오동동 어시장도 장사하기가 빠듯해지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산다는 것이 더 팍팍해지지 민생고는 안중에도 없는 정권의 독주를 멈출 마산의 혼이 아쉬워져라
2024.02.15 -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7대도시 마산 부활을 꿈꾸며 창동에서 열린 NGO포럼 얼마만인가 반갑다 무학산 임항선 합포만을 잇는 항구도시 매립과 개발이 되풀이되는 구도심과 신도시 최악의 경기침체 탓에 발전이란 말 자체가 가슴에 와 닿지를 않았지만 민주당 합포구위원회 이옥선 위원장 그 열정이 대견스러워라 교수도 변호사도 문화예술인도 언론인도 뜻있는 시민들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였던 우리 고장 살릴 정책 방청객 질문이 뜨거웠네 이제는 개발 위주보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재생에너지 활성화로 환경도시를 만들자는 말이 솔깃하게 와 닿더라 파헤쳐지는 산들 핵 오염수가 흐르는 바다 쓰레기 넘치는 도심 살풍경이 사라지지 않고 추억은 많은데 너무 쓸쓸하단 마산을 어찌 살릴까 지방분권도 주민자치도 말만 말고 실천하라 직접..
2023.11.22 -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겨울 서원곡 계곡 위에 아슬하게 놓인 까치집 하나 경이로워라 옥탑방보다 높이 나뭇가지 물어다 지은 자연 그대로의 거처 홈리스가 보기라도 한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이런 데서 어찌 사냐고 무시하지 말아라 쓰레기시멘트 아파트보다 전세사기 빌라보다 한결 맘 편히 지내거든 눈비가 쏟아지고 칼바람 부는 날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는 어미까치의 모성애가 새삼 놀랍더라 아침이면 반가운 소식일랑 알리는 까치소리 남몰래 가슴을 설레었네 관해정 은행나무 지나 무학산 둘레길 들머리에서 마주친 까치집 하나 내 눈길 머문 풍경이어라
2023.11.21 -
내 고장 마산은 안녕한가 묻자
내 고장 마산은 안녕한가 묻자 무학산 서마지기에서 바라본 내 고장 마산만 앞바다 오늘따라 아프게 다가오는구나 오래 된 노포 횟집도 점심때 안부 인사 드리며 요즘 장사 어떠냐 물어 보니 절딴나게 생겼단다 40년 역사를 가진 맛집이거늘 업종을 바꿀 수도 없단다 핵 오염수 방류 걱정에 어두운 얼굴색이 역력하더라 하늘엔 핵폭격기가 날고 땅엔 퇴진촛불이 타고 바다엔 방사능이 불안한데 강대강 대결은 끝이 없어라 민주성지 항구도시 내 고장 마산은 안녕한가 묻자 산천은 의구한데 먼저 떠나신 이들 꽃넋인들 어디 맘 편할 날 있으랴 지켜야 할 것은 지킬 일이다
2023.07.14 -
오동동 다리 옛 복개천에서
오동동 다리 옛 복개천에서 비 개인 이른 아침에 교방천을 따라 오동동 다리까지 내려가니 87년 복개천 그 자리 자유시장 아케이트 허름한 술집이 기억나지 6월항쟁 격전지 데모가 끝나면 들르던 그날의 해방술잔이 그리워 저기 오리떼 노니는 교방천은 알고 있을까 악착같이 살려고 판자조각 덧대서 꾸며놓은 포장마차도 생각나 지금은 어떻게들 지낼까 비안개 서린 무학산은 항쟁의 역사를 생생히 간직하고 있으려니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도 무심치 않으려나 생태하천 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사람들 최악의 경기 침체 속에서 연휴 끝난 출근길 내 마음도 무거워라
2023.05.31 -
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어젯밤은 번갯불이 번쩍 포탄이 작열하듯 창 밖에 잇따라 치고 명자꽃도 나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항구로 대피한 마산만 배들 태풍 피해는 없을까 걱정도 되더라만 무사히 지나간 모양이다 또 이어진 거리두기 4단계 시내 중심가 간판들도 괜찮아 보인다 갈수록 기후위기란 것을 체감하는 올 여름 저마다 생업마저 위태로워라 밤 9시 시간제한 밤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장사 문닫게 생겼다 저 멀리 무학산 풍경도 우울해 보이는 날 추석채비는 엄두를 못낼 판 비껴가지 않는 재난 앞에 코로나 블루는 길어라 이대로 간다면 불평등의 골은 깊어갈 뿐 뉘라서 세상을 바꿀까 촛불 하나 밝히고 싶어라
2021.08.24 -
고향의 산 무학산에게
고향의 산 무학산에게 무학산아 잘 있느냐 서원곡 입구에서 너에게 안부를 전하네 전라도 객지에서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맞던 산 무등산만큼 추억이 숨쉬는 정든 산 서마지기 학봉 굽이치는 능선부터 샛길 계곡까지 안 다녀본 길이 없지 생활에 쫓기느라 뜸했지만 반가워라 밤새 비 쏟아지고 날씨는 흐려도 어김없이 봄은 왔고 매화꽃이 보이네 저 산중턱 바위 틈에는 진달래도 피었겠지 봄나물도 솟고 널 찾는 이 많겠구나 석전 봉화산에서 정상까지 올랐다가 쌀재고개로 하산하는 종주산행길에 우리 다시 만나자
2021.03.02 -
무학산에 부치는 이내 마음
무학산에 부치는 이내 마음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나는 저 산을 바라본다 울긋불긋 단풍드는 가을날 학봉 서마지기 정상 고향의 너른 품같은 풍경 추억 속에 또렷한 산 무학산 자락에서 보낸 유신독재 5공독재 명박근혜와 맞섰던 세월 하지만 청산하지 못한 적폐들 잔재는 남았어라 오랜 사상문화 관념들 길들여졌던 습관들 우리는 과연 떨쳐 버렸는가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 고교 대학교 군대 직장을 거쳐오면서 굳어버린 낡은 것들을 뒤늦게나마 깨부수고 싶어지는 날 이제 생활 속 민주주의가 화두처럼 던져졌어라 오늘도 농성투쟁에 돌입한 이 땅의 노동자 농민 빈민 상인 청년학생 여성 아우성은 끝이 없건만 나로부터 결단하고 거듭나는 투쟁의 한길에서 여럿이 함께 가자 우리
2020.11.04 -
코로나 장마철을 어찌 넘어갈까
코로나 장마철을 어찌 넘어갈까 장맛비 뿌리는 이른 아침 안개 속의 무학산 학봉도 서원곡도 무학폭포도 정든 얼굴 보이지 않네 코로나도 정녕 안개 속인가 일상도 일터도 다시 돌아가기 힘든가 삶이란 내려놓기가 더 어려운 이치이겠거늘 노동일 장삿일 접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폭염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몇 달째 수입이 끊긴 서민들 몸부림치는 소리 꿈결에도 들리는 듯한가 산길을 걸으면 답답한 마음이 풀릴까 작은 텃밭 하나라도 일구면 생활의 맛이 살아날까 길은 여전히 안개 속이네
202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