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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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바닷가에 살면 고둥도 잡고 파래도 뜯어다 쓰련만 도시살이 흙 만지기가 어려워 담 아래 상자텃밭이라도 호미로 일구며 가꾸는 명자꽃 아낙 심사를 뉘 알랴 상추 머구 쪽파 고추 민들레 남새들 수확하니 찬거리가 쏠쏠하더라 곳곳에 빈집 빈땅이 보이건만 공동체텃밭은 귀하고 테두리만 쳐 놓았더구나 고물가에 장보기도 겁난다니 손수 길러서 먹겠다는 저 도시농업에 깃든 마음이 어디 찬거리뿐이랴 농사꾼의 딸 향수가 아니랴 더위를 식혀 주는 봄비 내리는 해당화 시인의 거처에 상자텃밭 남새들이 젖는다
2023.05.18 -
집에서 차린 밥상에 마주앉아
집에서 차린 밥상에 마주앉아 명자꽃 집밥이 보약이더라 상자텃밭에 기른 상추 고향집에서 담근 조선된장 동치미 국물 동태찌개 버섯볶음 시금치무침 해서 둘이서 함께 밥 먹으니 맛집투어 먹방 못지 않아라 어느샌가 외국음식이 점령한 한국인의 밥상이 언뜻 떠올라 서글프더마는 신토불이가 역시나 우리 입맛에 딱 맞구나 외식 물가 껑충 뛴 3고시대 밥 한끼 사먹기도 부담스러워진 오늘 소박한 집밥이 소중한 줄 새삼스럽게 느껴지더라
2023.05.02 -
민생은 비상구가 안보이건만
민생은 비상구가 안보이건만 한밤중에 스크랩을 한다 모아둔 신문을 읽으며 먹고 사는 일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오려 넣어둔다 맛집투어 상가임대차보호법 상권활성화 소식들 거리의 작은 점포들을 지나치지 않는 3고시대 체감경기는 죽을 맛이건만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슬픈 자영업자들의 삶들이 애틋하게 와 닿는 오늘 길거리 장삿일 명자꽃도 비싼 임대료 탓에 빚내서 음식업 차렸다 치자 월세 내고 수익이 날까 부동산공화국이 돼 버린 양극화 사회 그늘이다 가계부채는 한계치라 하고 소상공인 대출도 막히니 비상구를 어디서 찾을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650만 자영업자들 생존이 바람 앞의 등불이어라
2023.04.14 -
오동동 한우일번지 점심때 갔더니^^
오동동 "한우일번지"가 지역민들의 명소는 물론 마산을 찾는 이들의 맛집 술집이 되기를 항구도시 마산의 전통시장 오동동은 통술, 아구찜, 노래주점, 식당 등 술집거리로 예전의 7대도시 명성이 자자했다. 시내 중심가로 지인들과 나오면 "역시 오동동이야!"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상권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코로나 3년을 거치며 소비패턴도 바뀌고 3고시대 경기침체기에 체감경기는 심각할 정도이지만. 최근 들어 오동동 사거리쪽에 특색있는 술집들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변화를 실감케도 된다. 코아 뒷편으로 오래 된 주점, 식당이 추억의 거리 마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소녀상 옆 "한우일번지" 는 고물가시대에 맞춘 7천원대 한우국밥을 선보여 점심때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명자꽃이 한우일번지 개업 ..
2023.03.23 -
한우일번지에서 국밥 한그릇
한우일번지에서 국밥 한그릇 명자꽃 생일날 국밥 한그릇 오동동 한우일번지에서 점심때 같이 먹으니 좋다 달력에 별표 해 놓았던 이날 합천 고향집 엄마도 오늘은 하루 장사 쉬고 챙겨먹으라 전화했다는데 국산 한우 국밥이 고단한 심신을 챙겨주니 봄나물처럼 맛나더라 오전에 홍보 물티슈 알바 거들고 둘이 함께 생일밥 삼아 먹으니 예전에 한우 키웠던 집안 고향의 추억도 새록새록 이참에 한우요리 익혀보라 넌지시 권하기도 했네 고물가라지만 7천원 국밥 우리에겐 맞춤한 서민밥상 맛집이었어라
2023.03.20 -
작은 것 속에 더불어삶도
작은 것 속에 더불어삶도 살면서 작은 일에 소홀했다 카카오뱅크 앱으로 한밤중에 이체했다가 가상계좌 입금이 안됐다 이걸 바로잡느라 한나절 시간을 보냈으니 세상물정 모르고 지낸 건가 한파 속에 수돗물은 얼고 중성동 빈집은 추웠다 난방비가 엄청 올랐다는데 전기를 덜 쓰야 하나 에너지 정책 실패 아닌가 횡재세 재난지원금 민생고 해결이 맞겠다 명자꽃은 점포 얻으려고 대출을 알아보건만 없는 살림에 어려운갑다 생활 속의 작은 일들 얼마나 소중한지 새해 벽두부터 실감하면서 작은 것을 챙기는 지혜가 더불어삶으로 가는 길이란 것을 되새겨 본다
2023.01.26 -
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지만 설날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장보는 명자꽃 없는 살림에 명절만큼은 건너뛰지 않겠다는 심사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간소한 제사라도 지내는가 어제는 상남성당 대부한테서 쌀과 묵주를 선물받았는데 이제 최고의 기도라는 미사 드리러 성당 나가봐야지 까치설은 장삿일 쉬고 전 부치고 생선 손질하는 시인의 집 밤은 깊어가건만 내 돌아갈 고향은 어디메인가 구산면 옥계 바닷가 마을엔 산소도 옛집도 없거늘 그냥 중성동 이 자리에서 차례 지내고 절 올려야겠구나 세월호 이태원 유족들은 노상에서 합동차례를 올린다지 불난 강남 구룡마을 주민들은 설도 못 쇨 지경이지 보복정치에 열올리는 정부 공안통치에 끓어오르는 분노 민생 민주주의 평화가 위태로운 3고시대 설 명절 장을..
2023.01.21 -
장작불에 콩을 삶는 풍경 하나
장작불에 콩을 삶는 풍경 하나 오랫만에 무쇠솥 보니 반갑네 합천 고향집에 김장하러 엄마한테 간 명자꽃 페이스북에 사진 여럿 올렸구나 내 살던 옛집 부엌에도 가마솥이 걸려 있었더랬건만 장작불에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드는 풍경 하나 사라진 줄 알았더니 대나무숲 두르고 표고 키우는 그곳은 향수가 어렸어라 돌아보면 아픈 사연 많건만 화마를 딛고 지은 집 마당 한구석에서 달구어지는 저 무쇠솥이 당산나무처럼 정든 고향집을 지키고 있구나
2022.12.12 -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언제 저기 싹이 돋았나 텃밭 구석에 핀 저 연보라빛 고구마꽃 생명의 신비이런가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고운 꽃 한송이 화분에 옮겨 심으리 비워주어야 할 명자꽃 동네텃밭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찬거리도 되었던 위로의 작은 공간에 억세게도 살아 피었거니 왠지 길 위의 사람들 끈질긴 삶 같아 내 마음은 애잔하여라
2022.11.01 -
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시인을 지탱하는 힘이란 밤새워 써내려 간 한 편의 시인 것처럼 합천군 쌍백 안계마을 고향집 어미를 지탱하는 힘은 자식이런가 가을 뒷산에서 수확한 고추 무우 가지 호박 노각에 햇밤까지 마산 중성동에서 살림사는 명자꽃에게 보내왔구나 해당화시인과 햇밤을 삶아 먹으며 싱싱한 무 조선밤 자랑 엄마와 통화하누나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인연줄이 고향이고 어미의 자식사랑이어라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