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2024. 6. 30. 00:37<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한밤중 불종거리에서
새끼냥이가 운다
누군가 내다 버리고 간 듯
종이박스에서
요란한 소리를 지른다
한 생명을 위하여
거두어 집으로 온다
우유젖병을 물리는 명자꽃
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이불 위에서 자더니
어느새 내 곁에 다가와서
고골송을 다 한다
구석으로 숨어 들어가
찾느라 애먹기도 했지만
이제 살려나 보다
더불어 살아감이란
인간만이 아니라 냥이도
이름모를 들꽃도
함께 살 수 있는 것일지니
어린왕자가 장미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새끼냥이와 나 사이에도
관계의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