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2024. 6. 30. 20:27<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장맛비 속에 사람들은
무심히 흘러가지만
어머니는 매일 피켓을 들고
분향소 천막을 지키며
19살 청년노동자
자식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진상을 밝히라고
처절히 울부짖는구나
서울 마포대교를 행진하던
특성화고 학생들
깃발이 되살아오건만
열악한 일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말인가
근무 시작한 지 2시간만에
유독가스 사고라니
그러고도 증거인멸하는 사측
우리를 분노케 하는구나
고인의 일기장을 보니
오호라 먹먹합니다
공장 위로 장마는 몰려오고
청년의 힘든 삶은
나아질 줄을 모르는가
마른 잎 다시 살아나듯이
함께 세상을 바꾸는
그날이 어서 찾아오기를
간절히 두손 모으며
19살 청년노동자의 영전에
하얀 국화꽃 바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