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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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언제 찾아가고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둘도 없는 행복이란 걸 나이들어 깨우쳐라 뽕나무에 오돌게 열리고 앞산에 뻐꾸기 울고 아카시아 향기 날리는 황토길 그곳으로 늙으신 부모 걱정돼서 동생네와 함께 합천 쌍백 안계 친정에 다녀온 일요일 고향집에서 백숙 해온 명자꽃 얼굴이 모처럼 활짝 폈어라 일찍 찾아온 더위에도 나무숲에 바람불어 여유로이 쉬기 좋은 곳 산소에 술 한잔 붓고 표고밭도 살펴보고 집안 청소 다 해 놓았건만 엄마 실명될까 애타고 오빠 건강도 염려된다며 맘 편지 않다는구나 도시살이 오동동에선 작은 텃밭 일굴 수 있으면 고향의 맛 보려니 내친김에 잘 갔다왔네
2022.05.23 -
앞으로의 날들 평화로울까
앞으로의 날들 평화로울까 정권이 자리바꿈한 날 산중텃밭에 가서 열무를 수확해다가 겉절이 김치로 명자꽃과 아침을 먹었네 개발제한구역인 무학산 자락 회원골 뙈기텃밭일망정 흙만지며 텃밭 일구니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집사람 덕분에 매운 고추 들어간 열무김치를 맛보았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 경기침체 공포 백약이 무효일까 살림은 더 쪼들릴 터 웬 지성주의 등장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 취임식도 퇴임식도 작은 텃밭 하나 가꾸는 풍경보다 성에 안차 살며 사랑하며 투쟁할 날만 남았구나
2022.05.11 -
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월요병인가 어깨통증에다 머리까지 어지러운 날 지역 행사 두 군데 사진찍을 일도 놓치고 무학산 둘레길 산길에서 가시나무 울타리를 만나 반가운 김에 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옛 동네 골목길 들어서면 지금은 사라진 풍경 아련히 떠오르건만 오래 된 논들 집들 밀고 도로 내고 아파트 들어선 내 살던 교원동 집터 오늘도 명자꽃과 함께 지나쳐 왔지만 임항선 철길 걷노라면 마음이야 가벼울까 꿀벌 하나 날아드는 하얀 가시나무꽃을 보며 남모를 추억에 젖는가 도시살이에서 보기 드문 가시나무 울타리가 코로나 블루를 달래는구나
2022.04.11 -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집에 먹을 게 있느냐며 무학산 둘레길에서 텃밭가의 냉이를 캐고 약숫물도 받고 중성동으로 내려오는 길에 옛 동네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찹쌀 빻은 것 챙기고 들기름을 사는 명자꽃 깊은 산중에서 자연인으로 산다면 자급자족하련만 물가고에 장보러 다니는 그 마음인들 편할까 코로나 탓에 장삿일도 쉬는 날이 많아진 우울한 심사를 떨치자면 햇빛 보고 바람 쐬고 새소리 들으며 뒷산에라도 나가 봐야겠지 아리랑고개 참기름집도 재개발 아파트 들어서고 사라졌는가 했더니 북마산 도로가에 수동식 기계 갖춰놓고 용케 명맥을 이어 할매가 장사하는구나 적어도 나에겐 잊지 못할 풍경이어라
2022.02.25 -
어시장 장보러 갔다가
어시장 장보러 갔다가 이른 아침 어시장 생선파는 노점에서 고등어를 다 사고 장삿일 하려면 밥을 잘 챙겨 먹어야 버틴다는 명자꽃 그리곤 골목길 나물파는 점포에서 콩나물 두부 사고 아는 사이라 근황을 묻자니 새벽 4시에 나와서 전펴는데 코로나 탓에 너무 힘들다는 말이 동병상련이더라 없이 사는 사람들 극한생존이란 게 슬프게 와 닿는 어시장 장보는 길 아픈 마음은 아픈 마음을 서로 알아주는 듯 발걸음 무거워라
2021.11.05 -
시월의 마지막 밤에 창동^^
시민들이 SNS에 소식을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소소한 문화한마당 시월의 마지막 밤 창동에서는 도시재생센터 앞 거리에서 작은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위드코로나 1단계 시행을 앞둔 일요일 밤이라 국화축제와 함께 진행되는 눈꽃축제, 시월의 마지막 밤 공연, 야시장을 보러 시민들이 제법 모여들었다. 명자꽃과 간만에 불종거리, 오동동 문화광장, 창동거리를 둘러보며 국화꽃도 찍고 야시장 구경도 하고 작은 공연도 보았다. 일상회복이 더디긴 하겠지만 공연행사, 야시장 등이 이루어지니 한결 나아보였다. 오징어게임 여파인지 달고나 노점은 꽤나 인기였다. 할로윈데이에 이태원은 10만 인파가 모였다는데 여기선 유령탈마스크를 쓴 아이들이 보이긴 했지만 조용했다. 시민들이 SNS에 소식을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2021.11.01 -
다시 DSLR 카메라를 구하고
다시 DSLR 카메라를 구하고 내 눈 속에 담는 풍경들이 남부럽지 않겠건만 어쩌랴 카메라가 필요한 때가 생기거늘 어제 저녁 태양카메라에서 니콘 D5500 DSLR 중고카메라를 구했어라 행사 사진 블로그에 올리고 시도 쓸 겸 해서 잊지 못할 순간 추억으로 기록으로 남기는 고독한 작업을 위하여 없는 살림에 길거리장사 명자꽃 당신이 처음 만난 그날처럼 해당화 시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어라 4.11 민주항쟁의 도화선 김주열 열사 동상 제막식 행사까지 찍고 그만 고장나 버린 캐논 미러리스 EOS 10D 수리하기보다 다시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되었어라 반가운 사람 만나면 스냅 사진 한컷 찍어두는 것도 좋겠고 내 목에 걸고 다니니 한결 마음이 안정돼 보여 그새 카메라 중독인가 이것도 인연인가 하노라
2021.10.31 -
텃밭에 명자꽃과 다녀와서
텃밭에 명자꽃과 다녀와서 시린 바람 부는 시월에 이른 한파가 닥친 회원골 산중 뙈기텃밭에는 휘영청 달이 뜨고 새벽에 서리 내리면 배추도 깻잎도 얼겠네 일요일 장사는 쉬고 명자꽃과 끌차를 끌고가서 은행나무숲 은행알 줍고 약숫물 받아 왔다 개구쟁이 어미는 가고 용케 새끼 한마리 살아 밥을 챙겨 먹는구나 블로그 방문 통계를 보니 박형규 목사 출판기념회가 눈에 띄는 주일이네 우리시대 종교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는구나 해당화 시인에게는 시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쉼없이 쓰고 책 대신 SNS에 올린다 찬바람 불어도 산중 공기가 참 맑더라
2021.10.17 -
내가 걷는 길을 돌아보라
내가 걷는 길을 돌아보라 내가 걷는 이 길을 오늘 내일도 걸을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노라 남은 시간들이 별로 많지 않다는 자각이 언뜻 떠오르는 날에 한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뛰는 젊은 벗들이 있기에 내게 주어진 길 쉼없이 가면 될까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인 것을 새로이 일깨우고 해당화 시인도 다시 한 편의 시를 써내려 가며 지나온 흔적을 발자욱처럼 남길까 명자꽃과 함께 내일 위한 오늘을 노래하자
2021.10.02 -
텃밭의 호박 하나 나누며
텃밭의 호박 하나 나누며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이웃돕기 기부 토막 소식이 신문에 나오곤 하더라만 없는 살림에 달리 나눌 것도 없는 명자꽃은 이율여사에게 텃밭에서 기른 누런 호박 한덩이를 소녀상에서 만나 전해주고 인증샷 한컷 추억삼아 남겼어라 생각찮았던 유정란에 참치캔 선물도 받고 수요시위 사진 덕분인가 꿈에 그리던 고향마을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누이들 지금은 곁에 없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뉘라서 넋이나마 집으로 모시고 갈까 인권 자주 평화를 외치는 마창진시민모임 사람들 늘 빠듯할 터건만 고단한 몸을 챙겨 줄 호박 먹고 힘내시라 안부 인사를 건네어라
202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