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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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어젯밤은 번갯불이 번쩍 포탄이 작열하듯 창 밖에 잇따라 치고 명자꽃도 나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항구로 대피한 마산만 배들 태풍 피해는 없을까 걱정도 되더라만 무사히 지나간 모양이다 또 이어진 거리두기 4단계 시내 중심가 간판들도 괜찮아 보인다 갈수록 기후위기란 것을 체감하는 올 여름 저마다 생업마저 위태로워라 밤 9시 시간제한 밤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장사 문닫게 생겼다 저 멀리 무학산 풍경도 우울해 보이는 날 추석채비는 엄두를 못낼 판 비껴가지 않는 재난 앞에 코로나 블루는 길어라 이대로 간다면 불평등의 골은 깊어갈 뿐 뉘라서 세상을 바꿀까 촛불 하나 밝히고 싶어라
2021.08.24 -
엄마의 보따리에 깃든 마음
엄마의 보따리에 깃든 마음 텃밭 상추도 타버릴 것같은 이상기후 폭염 속 집사람 고향 합천에서 엄마가 손수 기른 남새 꾸러미를 보내왔네 고관절 두 차례 수술로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고향집을 지키는 장모님 찾아뵙지도 못한 채 늘 마음만 안쓰러운데 조선오이 노각 감자 마늘에다 파리약까지 챙겨 도시살이 자식걱정에 성치 않은 몸인데도 동생 편에 들려 전해줬구나 인증샷을 페북에 올리는 명자꽃 그래도 자식이라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모의 사랑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백신 맞으면 달려가겠다고 소감글을 올려 놓았네 예전같지 못한 고향살림에도 엄마의 정성은 변함없어라
2021.07.25 -
일요일엔 텃밭을 일구고
일요일엔 텃밭을 일구고 옛 중성동 빈터를 일궈 동네텃밭을 만들고 상추 치커리 오이 호박에다 가지 방울토마토까지 심고 거둬서 찬거리하고 장마 지나고 폭염 속에 낫들고 잡초 뽑는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코로나 3단계가 임박한 마산에도 문닫는 소상공인들 심정 쓰라리다 산중텃밭에 갔다가 무학산 서원곡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풍경도 오랫만에 보고 시인의 집에 와서 명자꽃은 저러고 있다 오동동 하루 생업이야 어쩔 수 없이 공치고 스트레스도 풀 겸 텃밭 가꾸기에 공들인다 귀한 꽃을 화분에 심어 놓으면 어느샌가 누군가 가져가도 또 다른 꽃을 심곤 한다 어느샌가 배롱나무에 꽃은 활짝 피었건만 우린 작년보다 힘든 여름을 아슬하게 보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보고 듣는 일상 속에 유일한 취미가 텃밭..
2021.07.18 -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회원골 작은 텃밭에 장맛비는 내리고 상추 물 안줘도 되겠다 7월 내내 온다는데 명자꽃 길거리 장삿일 공치게 생겠네 서울에선 폭우 속에서 원천봉쇄를 뚫고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참을 수 없는 아우성으로 노동자 대회를 성사시켰다는 소식 코로나는 끝없고 불평등 세상은 갈등의 골 깊어가네 재난지원금이라도 어서 풀려야 나아질까 사각지대에서 한숨짓는 사람들 올여름 어찌 버틸까 노동자 민중의 분노는 쌓여만 가는데 보수양당 정치 아래 희망이 희미하네 장맛비 쏟아지는 밤 저 산중 뙈기텃밭 하나 개구쟁이 챙기는 일 소소한 즐거움이런가 비바람 속에 푸른숲이 술렁이네
2021.07.04 -
이재명과 노점상 주먹악수 한컷
이재명과 노점상 주먹악수 한컷 저녁무렵 오동동을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공사 평화의 소녀상 찾아보고 불종거리로 올라오다가 노점 장사 준비중인 명자꽃과 주먹악수 한컷 악수하자는 길거리상인의 손을 거절한 박근혜와 다르고 선거때면 노점 먹방사진들 찍어대는 정치인과 달리 따뜻한 웃음 지으며 많이 파세요 인사말 건네는 대선후보의 첫 인상이 서민의 벗으로 와 닿아라 페이스북으로 늘상 소통하곤 하는 그의 소식들 막상 삶의 현장에서 한순간 만나보니 실감나더라 가랑비가 내리는 마산 중심상가를 걸으며 코로나로 어려운 중소상인들 썰렁한 경기를 느꼈을 터 오면 뭐 하노 경제가 엉망인데 달갑잖은 목소리도 그는 마다않고 들었을 터 환영인파도 없이 조용하게 다녀간 중심상가 거리 문재인 대통령이 찾았던 창..
2021.06.17 -
저물 무렵 오동동 거리에서
저물 무렵 오동동 거리에서 어제는 밤새 비가 내렸고 오늘은 초여름 더위 불종거리에 저녁노을이 지면 오동동엔 불이 켜지고 명자꽃도 길거리장사 천막을 치고 전을 펼치네 중심상가도 빈 점포들 눈에 띄는 힘겨운 시절 코로나가 끝나면 나아질까 자영업자 650만 시대 영세사업자 얼마나 많은가 다니던 직장 관두고 회사에서 짤리고 사업했다가 실패하고 팔 걷어부친 채 장삿일에 뛰어든 아픈 사연들 누구에겐들 없으랴만 체감경기는 썰렁한 편이네 길거리문화 버스킹 군고구마 군밤 먹거리가 노래방 술집 가득한 밤거리에 눈길을 끌어라 문화광장 소녀상 행사라도 계속 열리면 찾는 발걸음 많아지려나 요즘 같아서야 재난지원금이라도 풀려야 장사가 돌아가지 점포세 재료값 인건비 공과금까지 맞출 걱정에 잠 못 이룰 사람들 타는 심정 뉘라서 알랴
2021.06.04 -
산중텃밭의 소소한 즐거움
산중텃밭의 소소한 즐거움 겨우내 묵혀둔 산중텃밭 꽃대가 올라와서야 배추밭을 갈아엎는다 상추심어 뜯어먹을까 해서 모처럼 둘이 함께 회원골 약수터로 와서 뙈기텃밭을 고르는 명자꽃의 남다른 열정 스트레스도 풀린다 하고 햇볕도 쬐니 좋단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 언제쯤 돌아갈지 기약없는 하루를 보내며 오늘만큼은 꽃도 보고 폰카로 사진도 찍는구나 고목엔 벚꽃이 피고 산속엔 진달래가 환하여라 어디 멀리 가진 못해도 고단한 장삿일 쉬고 밥값은 못해도 산길을 걸어 올라오니 찬바람마저 상쾌하더라 마중나오는 개구쟁이 사료도 챙겨주고 약숫물 받고 민들레 머구 한움큼 캐서 돌아온 소소한 즐거움 뉘 알랴
2021.03.22 -
사각지대 사람들과 함께 살자
사각지대 사람들과 함께 살자 길거리 장사하는 이들에게 진달래 피는 봄은 멀다 행여 코로나 확진자라도 다녀갈까 조바심하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점상 뛰는 재료값에 매출도 영 말이 아니라건만 결제땜에 쉴 수도 없는 고단한 노동 장삿일 뉘 있어 알아나 주리오 뒤늦게서야 4차 재난지원금 한시적생계 50만원 노점상 일용직에게도 정부가 지급 결정했다니 나로선 다행스러운 일 국가가 사각지대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 돈보다 더 희망이 생겨라 어저께는 합포구청에서 웬 노점단속이 다 나오고 창원시의회 문순규 경제복지여성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해서 상생으로 상권활성화를 이루어 함께 살자고 페이스북 밴드에 창동 오동동 부림시장 전통상가 소감을 올렸더라 명자꽃 당신과 인증샷도 댓글 토론이 불붙은 뒤 생계형 노점 합법화 조례..
2021.02.28 -
없는 살림에 복은 쟁취하는 것
없는 살림에 복은 쟁취하는 것 까치설날 잠시 산에 갔다가 회원골 약수터 물받고 개구쟁이 길냥이 밥주고 시인의 집에 돌아오니 명자꽃은 그새 차례상 장보러 시장엘 다녀왔구나 올 설은 건너뛰자 했건만 못 말리는 제사상 음식 장만 없는 살림에 조상은 챙겨야 복을 받는다지 스마트폰을 켜니 설 인사 페북으로 메시지로 아무도 오지 말래도 마음만은 고향으로 훈훈한 설 잘 보내라고 안부전하네 오늘은 무거운 어깨도 쉬며 민족명절 설맞이를 해야 되겠건만 심란하여라 코로나 블루의 시대 "오늘도 밥값 하셨습니까?" 묻는 말 하나 떠올라 내 마음은 서글퍼져라 지금과 다른 세상을 위하여 민중들은 싸우고 있거늘 복은 쟁취하는 것 명절다운 명절 그려보자
2021.02.11 -
없는 살림에 총각김치 담그고
없는 살림에 총각김치 담그고 인적드문 밤거리에 불마저 꺼진 코로나 2단계 마산 오동동 길거리장사도 쉬는 날 초겨울 바람은 차가운데 명자꽃이 총각김치를 담그네 황토밭 가을무 햇고추가루 찹살풀 생강 마늘 매실액기스 통깨소금 새우젓 멸치젓갈 김장 재료가 참 많기도 하지 한통은 동생네에 주고 오늘 저녁 찬거리로 먹어보니 파는 김치보다 한결 맛있네 조상들의 슬기가 배인 김장 풍습을 건너뛰지 않고 빈집 손봐서 이사간 좁다란 마당가에서 양념하는 저 풍경이 왠지 정겨워 없는 살림에도 카드 긋는 씀씀이를 알 것도 같더라 집 앞 동네텃밭 배추는 뽑아서 겉절이 김치담고 시래기도 만들어 걸어놓았네 하룻일 못해도 집안일 밀린 것들 정리하는 시간 총각무김치 솜씨가 인상깊어라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