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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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시인을 지탱하는 힘이란 밤새워 써내려 간 한 편의 시인 것처럼 합천군 쌍백 안계마을 고향집 어미를 지탱하는 힘은 자식이런가 가을 뒷산에서 수확한 고추 무우 가지 호박 노각에 햇밤까지 마산 중성동에서 살림사는 명자꽃에게 보내왔구나 해당화시인과 햇밤을 삶아 먹으며 싱싱한 무 조선밤 자랑 엄마와 통화하누나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인연줄이 고향이고 어미의 자식사랑이어라
2022.09.26 -
일상회복은 아직 멀기만 한데
일상회복은 아직 멀기만 한데 설악산에 첫서리가 내리고 긴팔티 잠바 꺼내는 날 추석 지나고 썰렁한 밤거리 오동동 코아제과점도 술집 노래방도 한산하다 3고시대 지갑 열기가 망설여지는 탓일까 문화광장 행사라도 열리면 인파가 북적거릴까 리어카 바퀴 갈아끼우고 모처럼 전을 편 명자꽃 노점 재료값 가스값 오르고 장사해봐야 생활이 될까 길가다 마주치는 폐업 점포들 아프게 다가오는 중심가 남의 일 같지 않아라 일상회복으로 간다지만 650만 자영업자는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민생은 위기가 아니던가 빚내기도 어려운 없는 사람들 가을나기가 벌써부터 걱정이구나 날선 초승달이 알아주려나 한잔의 술도 씁쓸하여라
2022.09.22 -
고춧대 뽑고 배추 심는 당신
고춧대 뽑고 배추 심는 당신 배추 한 포기에 1만9천원 채소값이 너무 올라 텃밭에 배추를 심는 명자꽃 올 추석 차례상 음식도 수입산이 60%라 하고 기후위기 농업홀대 현주소가 고물가뿐 아니라 제사도 사라지게 한다지 우리농업을 못 지키면 나중엔 고향을 잃어버리지 도시농업이라도 일궈야 내 밥상을 차릴까 추수기 쌀 격리는 않고 수입쌀 들여오고 머잖아 식량위기가 닥칠 게 뻔하건만 손놓고 있는 농민없는 농정을 어찌하랴 배추값은 시작일 뿐 이러다 김장마저 추억 속 풍경이 될까 봐 내 마음도 씁쓸해지더라
2022.09.13 -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올 추석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과일 생선 나물 고르는 명자꽃의 장보기 올해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상까지 함께 차리겠다니 차마 말리질 못하겠구나 성당에선 위령미사를 올리는 추석미사 코로나 끝나면 갈까 가을엔 나가야지 태풍에 떨어진 배 사과 팔아주기도 좋으련만 동행세일 행사기간이라 할인가격이라네 누구는 식당에서 간략히 제사를 지낸다는데 6가지 차례상 표준 대신 큰집살림 며느리인가 없는 살림에 건너뛰지는 못하고 또 카드 긋는구나 조상신을 잘 모셔야만 자식들이 잘된다는 그 마음이야 해당화시인도 알건마는 잃어버린 고향 흩어진 일가 친척들 찾을 길 없는데 저리도 애쓰는구나 명절이 더 서러운 이들 더불어삶이 아쉬워라
2022.09.07 -
아침 밥상을 차리며 인증샷
아침 밥상을 차리며 인증샷 덕분에 아침밥을 챙겨 먹네 낮과 밤이 뒤바뀐 명자꽃 장삿일 거들다가 오후 늦게야 일어나던 고단한 몸이 한결 낫구나 쌀 한톨에 깃들인 땀방울 삶의 무게를 헤아리며 텃밭에서 장만한 찬거리들 겸상해서 한솥밥 드니 없는 살림에도 풍성하여라 호박잎 열무김치 깻잎김치 오이 고추 반찬 맛나고 기름진 음식 없어도 소박한 밥상을 마주할 때 우린 오붓한 가족이지 오늘은 콩나물국이 있으니 더 갖출 것도 없지 온갖 즉석식품에 길들여진 서양식 입맛을 돌아보는 드문 시간도 되었구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리쌀 눈물도 함께 삼키며 하루의 노동을 위하여 우린 아침밥을 챙겨 먹었네 밥상공동체를 그리면서
2022.07.28 -
정든 놀이터 슈퍼마켓 텃밭
정든 놀이터 슈퍼마켓 텃밭 산중 꿀벌 키우는 모습을 나는 자연인이다 TV 프로에서 보다가 나 어깨 아픈데 저 벌로 침맞으면 나을까 괜히 말 건넸다가 이제 병원 갈 일밖에 없다고 핀잔주는 명자꽃 텃밭가꾸기가 힐링이라는 합천 산골 출신 동네 공터에서 시멘트 유리 쓰레기들 걷어내고 곡갱이로 땅 파고 삽 호미로 일군 텃밭 빈집 집터에 커피전문점이 들어선다니 허사로다 그곳에 상추 호박 오이 파 방울토마토 가지 치커리 열무 고추 감자 깻잎 씨앗사서 퇴비를 주며 공을 참 많이 들인 유일한 취미생활이던 동네텃밭과도 이별연습을 해야 된다나 텃밭은 또 만들면 되지만 깔아뭉갤 식물들 가엾고 불쌍하다는 당신 상실감을 누가 알까 건강지킴이 찬거리를 마음의 여유를 안겨준 초록빛 생명에게 눈인사를 보내고 싶다
2022.07.24 -
장맛비가 야속한 여름날에
장맛비가 야속한 여름날에 상자텃밭에 빗물 머금은 도라지꽃은 곱건만 야속한 장맛비에 일주일째 장사 못하는 명자꽃 민생3법 노점상 특별법 국회 소식은 감감하고 합천 엄마 걱정에 보살피러 가고 싶다는데 떠날 형편이 안되구나 해당화 시인은 산연 폐업철회 장기투쟁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처절한 철장 안 농성 투쟁속보에 분노가 일고 나토 정상회의 뉴스는 열불이 나서 못보겠더라 3고시대 걱정 태산이어도 국짐당 정부는 정치보복 독재회귀 칼날만 벼르고 있지 않는가 강대강은 여기저기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부르고야 말지 않는가 장맛비 속에서 씁쓸한 하루를 보내며 일하는 사람들이 잘 사는 평등세상은 언제랴 중성동 골목길에서 마주친 보랏빛 도라지꽃 하나 휑한 가슴을 어루만져라
2022.06.29 -
부림시장 떡방앗간에 들러서
부림시장 떡방앗간에 들러서 이른 아침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가는 길에 부림시장 떡방앗간에 들러 텃밭에서 수확한 쑥을 쑥설기 만들어 먹을려고 맡기는 명자꽃의 손길 인정이 메마른 도시살이에서 잃어버린 풍경같아라 지금은 밀가루 빵집에 밀려 힘들 것도 같건만 옛 정취가 남아 있는 그곳 나부터 떡으로 입맛을 바꿔야 할까 부다 갈수록 줄어드는 쌀소비 수입밀은 늘어만 가고 우리것 신토불이 농작물을 즐겨찾고 애용하자던 마음가짐은 어디 갔는가 쌀하고 쑥하고 챙겨 떡방앗간에 삯주고 주문하는 그런 사람 드물어라 사라져 가는 고향의 맛 쑥떡 하나에 담겨 있어라
2022.05.27 -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언제 찾아가고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둘도 없는 행복이란 걸 나이들어 깨우쳐라 뽕나무에 오돌게 열리고 앞산에 뻐꾸기 울고 아카시아 향기 날리는 황토길 그곳으로 늙으신 부모 걱정돼서 동생네와 함께 합천 쌍백 안계 친정에 다녀온 일요일 고향집에서 백숙 해온 명자꽃 얼굴이 모처럼 활짝 폈어라 일찍 찾아온 더위에도 나무숲에 바람불어 여유로이 쉬기 좋은 곳 산소에 술 한잔 붓고 표고밭도 살펴보고 집안 청소 다 해 놓았건만 엄마 실명될까 애타고 오빠 건강도 염려된다며 맘 편지 않다는구나 도시살이 오동동에선 작은 텃밭 일굴 수 있으면 고향의 맛 보려니 내친김에 잘 갔다왔네
2022.05.23 -
앞으로의 날들 평화로울까
앞으로의 날들 평화로울까 정권이 자리바꿈한 날 산중텃밭에 가서 열무를 수확해다가 겉절이 김치로 명자꽃과 아침을 먹었네 개발제한구역인 무학산 자락 회원골 뙈기텃밭일망정 흙만지며 텃밭 일구니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집사람 덕분에 매운 고추 들어간 열무김치를 맛보았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 경기침체 공포 백약이 무효일까 살림은 더 쪼들릴 터 웬 지성주의 등장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 취임식도 퇴임식도 작은 텃밭 하나 가꾸는 풍경보다 성에 안차 살며 사랑하며 투쟁할 날만 남았구나
202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