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2023. 1. 21. 23:197부 그래 겨울나무처럼

 

설 명절 제사상 장을 보면서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지만
설날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장보는 명자꽃
없는 살림에 명절만큼은
건너뛰지 않겠다는 심사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간소한 제사라도 지내는가
 
어제는 상남성당 대부한테서
쌀과 묵주를 선물받았는데
이제 최고의 기도라는
미사 드리러 성당 나가봐야지
까치설은 장삿일 쉬고
전 부치고 생선 손질하는
시인의 집 밤은 깊어가건만
 
내 돌아갈 고향은 어디메인가
구산면 옥계 바닷가 마을엔
산소도 옛집도 없거늘
그냥 중성동 이 자리에서
차례 지내고 절 올려야겠구나
세월호 이태원 유족들은
노상에서 합동차례를 올린다지
 
불난 강남 구룡마을 주민들은
설도 못 쇨 지경이지
보복정치에 열올리는 정부
공안통치에 끓어오르는 분노
민생 민주주의 평화가 위태로운
3고시대 설 명절 장을 보면서
내 마음은 안녕치 못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