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2022. 2. 25. 21:10내일 위한 오늘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집에 먹을 게 있느냐며

무학산 둘레길에서

텃밭가의 냉이를 캐고

약숫물도 받고

중성동으로 내려오는 길에 

옛 동네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찹쌀 빻은 것 챙기고

들기름을 사는 명자꽃
깊은 산중에서

자연인으로 산다면

자급자족하련만

물가고에 장보러 다니는

그 마음인들 편할까

코로나 탓에 장삿일도

쉬는 날이 많아진

우울한 심사를 떨치자면

햇빛 보고 바람 쐬고

새소리 들으며

뒷산에라도 나가 봐야겠지 

아리랑고개 참기름집도

재개발 아파트 들어서고

사라졌는가 했더니

북마산 도로가에 

수동식 기계 갖춰놓고

용케 명맥을 이어

할매가 장사하는구나

적어도 나에겐

잊지 못할 풍경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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