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날

2013. 11. 16. 22:14◆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물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날

 

 

아 물억새 살아 있구나

느리게 걷기 좋은 길

내서 광려천에

겨울을 알린다는

작은 새가

하얀 깃털을 날리며

나를 반겨 맞는가

4대강 공사로

볼 수 없게 됐다는 물억새

동네 하천변에

어우러져 피었어라

햇살 눈부신 날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작은 새들을 보면

그해 행운이

따른다고 한다지

오랜 기다림이 끝난 뒤

이루는 사랑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여

아껴 주어라

축복해 주어라

겨울의 빛을 머금은

물억새의 비상을

아주 작은 동네에 사는

푸른내서 사람들이여

왠지 그립고

가슴 설레는 날엔

광려천으로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