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역에 가면 왠지 아프다

2013. 11. 19. 06:3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마산역에 가면 왠지 아프다

 

 

은행잎 노랗게 물든

마산역에 가면

KTX 민영화 저지

플랑카드가 걸려 있고

두 개의 기념비가

역광장에 힘 겨루듯

우뚝 서 있지

 

아련한 열차통학 추억이

새벽 번개시장 애환이

알알이 배인 곳

오고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저 친일 친독재의 기억

이은상 가고파 시비

한국민주주의 요람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가

나란히 놓였거니

내 고향 마산의

자화상이란 말인가

 

어쩌면 슬픈 대한민국의

차가운 현실이런가

청산못한 과거사

이루지 못한 민주화를

뼈아프게 떠올리는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산역

두 가지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 오늘

부끄러워지는구나

가고파 시가

어찌하여 우리 마산을

대표할 수 있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네

3.15 민주의거를

흥분한 군중의 데모라

딱지붙인 그의 시와

행적을 교훈삼아야 한다네

 

마산은 또 다시 일어서서

민주주의 대열에

뛰어들어야 하겠거니

횃불을 들고

유신시대를 막아야겠거늘

민주수호 기념비만

내 가슴에 품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