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로 만추의 낙엽 밟으며

2022. 11. 18. 00:055부 예술꽃 한 송이

 

중앙대로 만추의 낙엽 밟으며
 
 
시인의 건강을 걱정해 주며
카톡을 보내온 이도 있고
<지록위마> 울산 상영
독립영화를 보라고
안부를 전하는 이도 있어
 
만추의 낙엽을 밟고 가는
내 발걸음은 가벼워라
돌아보면 이 길은
마창지역 어느 곳이든
투쟁의 추억이 살아
 
외롭지 않은 길이어라
부마에서 광주로
유월에서 칠월 팔월로
명박근혜에서 촛불로
타올랐던 거리거리
 
돈을 모른다는 부모 말처럼
집도 땅도 머물다 갈 뿐
하얗게 밤을 지새워
써 내려간 시편들만 남고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남모르게 인생정리를 하며
막바지 시집을 준비하는
해당화 시인의 심사는
자못 비장하기도 하건만
뉘 있어 알아주려나
 
어느 날 갑자기 떠난 지인들
부고장을 접하던 슬픔
아직 가슴에 맺혀 있거늘
앞으로 10년쯤 보고
올 한해 못 다한 일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