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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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구호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구호 언제나 가 볼 수 있을까훗날 새 세대들은우리 겨레의 성산 백두산을맘껏 오를 날이 올까녹슬은 철조망을 거두고통일꽃이 필 무렵일까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나무 한 그루에도항일의 자욱 스민 산이여그 밀림 속에 새긴"자립 독립"의 구호해방의 의지 굳세어라 홍범도 장군의 자취를 따라만주벌판과 천지를답사하는 순례길 여정이내 가슴에 와 닿아라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조국광복 그날의 염원이여 남북의 언어를 합치듯피어린 독립운동 역사를하나로 기억하고기리는 날이 꼭 찾아오리라반일항전의 구호들줄기차게 이어가야 하리
2024.08.29 -
머지 않아 한가위 추석날인데
머지 않아 한가위 추석날인데 들판의 나락이 흔들린다가을이 오고 있다누군가에게는 죽고 싶도록잔인한 여름이었으리라남이 살아야 나도살 수 있는 것이련만한순간 예고없이 닥쳐오는재앙 앞에서 뭇 생명이억울한 죽음들이이 땅을 떠날 줄을 모르는가살아남은 자들생활고는 기약없어라삶에서 잃어버렸던사랑이란 어디에서 찾을까고통받는 이들과손맞잡아 주는 마음이더없이 소중한 오늘이다산 넘고 물 건너결국 인간승리를 움켜 쥐는희소식이 찾아오기를간절히 두손모아 비노라
2024.08.27 -
독립군가 흘러나오는 거리에서
독립군가 흘러나오는 거리에서 꽃피는 삶이란 어디에 있을까주말 광장에 모인 촛불아우성치는 거리로 나서는깨어 있는 양심들 속에행복도 미래도 살아 숨쉰다 고난의 아리랑 고개를눈물로 넘어간 민초들에게오랜 염원은 무엇이었나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사람들간절한 소원은 무엇이었나 아스팔트가 마음이 편한 오늘세차게 더욱 세차게남은 건 탄핵뿐전쟁계엄 친일역적 타도성난 함성이 산천을 울린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노래하며 춤추는 깃발들독립군가가 흘러나오는 거리투쟁 속에 촛불꽃이 핀다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지킨다
2024.08.24 -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바람이 분다는 처서 지나도폭염경보는 계속 울린다하늘빛이 물에 잠기던앵지밭골 작은 계곡그 도롱뇽 알은 무사할까 산 들 강 바다 사람도열사병에 위태로운 날기후위기가 닥쳤다핵 오염수 방류 1년이라니생명의 바다 삶터에빨간 불이 켜졌다코로나 재난까지 덮쳤다 농작물도 타들어간다가을이 오기 전에벼 이삭은 제대로 여물까모기 입이 삐뚤어지긴 커녕생활고에 잠 못 드는민초들 입만 돌아가겠다 살 길을 찾아 공장으로향했던 사람들은 안녕할까슬픈 소식만 들리고미쳐 돌아가는 헬조선처서 지나면 추석 대목인데희망은 정처없이오늘도 떠돌아 다닌다
2024.08.23 -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다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다 새벽달은 보름달처럼 밝고풀벌레는 밤새 울었네열대야에 잠 못 이루다가미군이 없으면삼팔선이 터지나요김남주 싯구를 이어 쓰면서미군이 없으면평화바람이 불지요낙관론에 젖어 보아라제국의 발톱이야숨길 수 있겠으랴만민통선 이적 목사 시인은우리 세대가 가기 전에미군은 철군해 떠날 것이며조미 평화협정은체결될 것이라 했더라을지프리덤 탓에한반도가 일촉즉발이건만북의 핵 억지력저무는 미국 패권의 몰락을예감한 낙관성일까전사의 쓰다 만 시를 이어미군이 있으면삼팔선이 불안하지요이렇게 내쳐 쓰고 싶어라
2024.08.22 -
길가의 작은 꽃이 아름답다
길가의 작은 꽃이 아름답다 천둥이 울고 번개가 친다빗소리가 아우성이다골목길 한켠에 숨어 있는 꽃작은 꽃도 깨어난다보랏빛꽃 속에 깃들인생명 평화의 길나락 한알 속의 우주처럼소중한 오늘이다하나둘 아파오는 몸일지라도아직 걸을 수 있다는 것감사한 마음이 든다착하게만 살다 가지 말고좋은 세상을 남기고 가라던어느 시인의 말이 옳다스쳐가는 이 길에도이름없는 삶들의 역사가스며져 있을 것이다사람이 하늘이다 희망이다작은 것들이 아름답다쏟아지는 빗줄기 속에보일 듯 말 듯한작은 꽃 하나에도 하늘과바람과 별과 시가내 가슴에 살아 숨쉰다
2024.08.21 -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국경을 넘는다고 전쟁이던가우리의 일상도 전선이다착취에 길들여진 헬조선에한 생명이 열사병에 쓰러지고숨을 거두는 순간에도왜 땡볕에 방치하였는가왜 유족에게 데려가라 했는가 20대 에어컨 설치 노동자가증상 뒤 1시간 동안40도 고열에 시달리며촌각을 다투고 사경을 헤매어도응급조치도 119도 없이왜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나일말의 사과도 없는 사측세상이 왜 이리 되었나 경쟁만 가르친 교육 탓이런가저 자본의 탐욕 아래얼마나 많은 노동착취가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는가폭염 속 그늘 한 점 없는 풀밭에의식없이 방치된 아들을 보는어머니의 심정을 어쩔까외면하지 말아라 헛되이 말아라
2024.08.19 -
어제가 그런 날 중에 하루였네
어제가 그런 날 중에 하루였네 길가의 민들레 제비꽃도폭염 속에 지치고기후재난은 끝을 모르는데집회에서 인사나누고꼽아보니 1년만에뒷풀이 소주 한잔 마셨네 예전같지 않은 몸 탓에투쟁이 부른다면 그 어디든달려갔던 지난 날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이들과밥 한끼 술 한잔 나눈기억이 새록새록하더라 진보연합 후원주점에도못가 미안했는데오동동 기림일 행사 마치고든든한 우리 편이병하 상임대표와 함께건강하시라 건배했네 돌아보면 유월에서 통일까지뜨겁게 젊은 시절을 바친해당화 시인에게좋은 사람들과 뒷풀이에서서로를 다독인 어제가그런 날 중에 하루였어라
2024.08.18 -
우리는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텃밭에 낮은 매미가밤은 귀뚜라미가 운다마지막 여름을 떠나보내며거침없이 울어예는가 한 젊음도 노동도 인생도지켜주지 않는 나라세상이 미쳐서 돌아가는가탄핵이 독립운동이다 뜨거운 8월 계절의 끝에서잠시 쉬어갈 틈도 없이역사정의를 바로 세우고자투쟁하는 나날이어라 내 손에 든 촛불 피켓 하나세상을 바꾸는 힘이다거리대행진 그 힘찬 걸음에함께 나아갈 수 있다면 갈라진 산천에 피울음 쏟는고통받는 이들에게한줄기 희망바람이어라강물처럼 굽이쳐 가자
2024.08.17 -
이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데
이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데 이렇게 교섭이 어려운 것이냐폭염 폭우 속에서도이른 새벽 생활쓰레기를 치우는일반노조 청소노동자들고충을 그 누가 알아주는가시민들은 약간 불편해도민원을 제기한다지만재활용 수거가 왜 안되는 건지알려고 하지를 않는가1월에 시작해 8월이 됐는데원청교섭을 나몰라라 하는창원시 지노위 이래도 좋은가준법투쟁에 돌입했다는오마이뉴스 기사 아프더라한국형 청소차 한대 없이얼마나 죽고 다치고다이옥신에 노출됐는지시민들이야 모르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이아직도 소수일테지만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열린노동조건 개선 공동요구안을한번쯤 눈여겨 살펴 보라"연차사용을 하니 임금삭감건강검진비 떼먹는 업체""줬다 뺏어간 상여금관리감독 나몰라라 창원시"저 외침이 들리지 않느냐쓰레기 치우는 시장 사진보다노사 양측 교섭 ..
2024.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