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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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는 왜 보내서 이 난리냐
무인기는 왜 보내서 이 난리냐 일상의 기쁨이 어디로 갔는가먼 바다에 파도가 일고한반도에 전운이 밀려온다사람이 죽어가는데잔치는 무슨 한강의 한마디새기고 싶은 마음이다 일촉즉발 단 한발의 총성으로서해에서 접경지에서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아침을 깨우는포화 속으로 경보가 울린다 그렇게도 간절히 바쳤던 기도평화의 기도는 사라지고전쟁과 계엄이란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된다야당과 국민들이 적인가빗소리도 불안하다 핵전쟁의 끝은 어찌 될 것인가돌아오지 못한 영혼들이이 산천 곳곳에서울부짖는 폐허 눈에 선하다딱 여기에서 멈췄으면
2024.10.15 -
보릿고개를 넘어가세
보릿고개를 넘어가세 참 힘들다는 요즘시락국으로아침 끼니를 때우며잘 버텨야지하루 매상 턱없고투잡 뛰는슬픈 자영업자들물가고에못살겠다는 아우성이절로 나온다한강의 노벨문학상소식이 희망될까평양 상공에 뜬무인기 전단최후통첩 걱정이다장사도 위기전쟁도 위기한숨만 가득하여도올가을까지보릿고개를 넘자
2024.10.12 -
그래도 사는 게 우선이니까
그래도 사는 게 우선이니까 이 가을로조차끝내 넘어오지 못하고떠나보내야 했던뭇 생명들이하얀 억새꽃으로피어난 듯꼭 돌아올 거야바람결에 속삭이는가논밭이 바다가말라 죽어간기후재난 여름으로부터올가을까지가장 깊은 한숨을내쉬는 사람들흘린 땀이가슴설레일 수확철에눈물로 얼룩졌구나함께 살자우아직 씨를 뿌려야할 곳이 많아라
2024.10.11 -
빈 자리 밥 한끼를 생각하며
빈 자리 밥 한끼를 생각하며 밥이 하늘이다 십시일반"밥 묵자" 손짓하며 부르던유희님은 가고 없지만그녀의 한끼 속에사랑도 투쟁도 깃들었어라 길거리에서 농성장에서따뜻한 밥 한 그릇챙겨 먹으며 인사하던싸움의 길에 나선사람들 얼굴들이 선하구나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저 하늘감옥으로올라가야 하는 노동자들에게"오늘도 무사히 투쟁"동지애로 인사를 건네보자 잠시 멈춰 숨고르는 순간서로를 일으켜 주며고단한 하루를 지탱해 주는소중한 밥 한끼삶을 이어주는 다리여라
2024.10.10 -
한글의 탄생 희소식이었다
한글의 탄생 희소식이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까닭이란 무엇이었나백성을 가엾이 여겨서였을까양반 상놈으로 나뉜조선왕조 통치수단이지한자보다 푸대접받았어도한글은 그 시절에평민들의 의식을 깨우쳐민란은 더욱 불붙었지성삼문의 일화인즉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노래부르며 종이에 쓰여진목구멍 입술 모양을 본딴기생 초향의 글자에 착안해농사꾼 아버지를 만나글자의 원리를발견하게 됐다는 것이다오랜 세월이 흐르고외래어 신조어가 판치며남북한 언어조차 차이나지만그 당시 훈민정음한글은 희소식이었다어떤 소리도 적을 수 있고쉽게 배울 수 있었으니우리의 글자야말로 세상에서으뜸가는 한글일진대부디 아끼고 사랑해야지
2024.10.09 -
늘 그 자리에 그리움으로
늘 그 자리에 그리움으로 가을 햇볕을 맞으며벼가 익어간다극성이던 벼멸구 피해재해인정 반갑다 이 산천을 물들이는가을 단풍은서럽도록 붉고통일농사는 멀다 하늘을 나는 새처럼자유로이 오가는그리운 소식은까치가 물고 올까 우리 인생의 가을은시간이 짧아서긴 마음 하나내 가슴에 새긴다 남누리 북누리 농사꾼함께 모심고새참 먹는 풍경그날은 꼭 오리라
2024.10.08 -
당원 동지의 결혼식에서
당원 동지의 결혼식에서 가을날 당원 두 사람축복 속에서혼례를 치루었다 김승교 변호사 주례로양가 부모 모시고하객들 앞에서예를 표하였어라 진보당 최고위원의주례사인즉운동도 가정도잘 꾸려야 한다며힘을 주었다 젊은 몸짓과 노래로축하공연을펼쳐 준 지인들한길을 가는벗의 마음이더라 슬픔도 기쁨도 함께나눌 두 사람나란히 행진할 때우린 기원했다 사랑으로 하나되는첫 마음처럼앞길이 빛나기를
2024.10.06 -
살면서 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살면서 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끈질기게 살아 피었구나텃밭 담장 위에노란 꽃을 피우고열매를 키워낸 풍경 하나억척스러운 삶이런가 생의 벼랑 끝에 선 자가가장 강하다는 말처럼왠지 또 고공으로 올라가는시대의 난쏘공같아내 가슴이 짠해지더라 볼품없다 해도 저마다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포기못할 목숨줄이런가하늘로 펼쳐진 호박꽃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덩굴풀 남새 앞에서행복이란 어디에서 찾을까오늘의 한 걸음이한 방울 땀이 소중하여라
2024.10.05 -
서울의 봄 성공하면 혁명일까
서울의 봄 성공하면 혁명일까 첫 발령지 산골중학교에서수업마치고 광양에서광주행 버스를 타고 간 곳분단 철조망같았던레이더기지에 빨간 불만반짝거리던 무등산12.12 군사쿠데타 터지고서울의 봄 100만 대오기다려 보자던 회군은뼈아픈 실책이었다5.18 항쟁은 폭발했지만핏빛으로 물든 빛고을전두광의 학살에전사들은 쓰러져 갔다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영화 한 편가슴아프게 다가온다아직도 학살 배후 미국도학살자 부역자들도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건만대동세상의 꿈을 그리며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어떤 심정일 것인가국보위 해직 이후산 자들과 다시 찾아갔던무등산은 하얀 억새가깃발처럼 휘날리고 있었다44년 세월이 흐르고서울의 봄은 탄핵의 봄을어깨걸고 외쳐부른다계엄의 전주곡이 흐르는 오늘백만 촛불은 다시 일어선다
2024.10.04 -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저 살사리꽃 하나에 눈맞출감각이 무뎌져 간다우리는 어디에 갇혀 지내는가가끔 하늘을 올려다 볼그 마음마저 각박해졌는가 하늘이 빛깔을 잃고 있고산들강이 빛깔을 잃고 있고오랜 삶의 터전 바다가제 빛깔을 잃고 있다나무가 처참히 고사해 간다 개발에 환장한 기후악당들거짓과 폭력에 맞서서 진실을목이 터져라 외치며저항하는 눈빛들이 있어그나마 세상은 버틴다 노동의 대지를 할퀴고 지나간폭염 폭우를 이기고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저리도 맑고 곱게 핀살사리꽃이 신비로워라 이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괴물인간의 작품들대자연의 역습 앞에서아픔을 보듬는 생명평화결사나는 그들의 편에 서겠다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