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74)
-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사람들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사람들 그대 한낮의 폭염을 뚫고 행진하던 8월 통일의 몸짓들을 보았는가 마산의 곳곳을 누빈 통일선봉대여 <우리 민족끼리> 홍보물을 들고 한미FTA 반대 서명을 받으며 시민들을 만나던 여성통일행진단 뜨거운 거리를 달리며 전쟁반대 자주평화를 온몸으로 알려낸 청..
2006.08.13 -
끝나지 않는 나의 노래여
끝나지 않는 나의 노래여 모친상을 치르고 이곳 돌밭동네로 온 지 어느새 몇 해가 됐나 작은 방을 작업실 삼아 글쓰는 노동일 하며 자기계발 다그쳤어라 가장 인상깊은 일은 텃밭을 발견한 것 비상식량이 따로 없데 빈 터에 가꾼 푸성귀들 뭇 생명의 소중함을 가슴시리게 일깨웠네 내년 봄이면 길떠나..
2006.08.06 -
더불어숲이 되고 싶은 휴가철
더불어숲이 되고 싶은 휴가철 장맛비 그치고 맞는 열대야 계곡 그늘이 그리워지는 휴가철은 다시 돌아왔건만 나는 습기찬 배낭을 챙기며 산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쳐진 심신을 추스르자 하네 뒷산 야간산행도 괜찮겠고 지리산 대성골 벽소령에 홀가분히 한번 다녀올꺼나 산나리꽃 반겨맞는 산길을 ..
2006.07.30 -
태풍에 울고 폭우에 울고
태풍에 울고 폭우에 울고 황톳물 성난 물결 요동치는 저 낙동강 둔치에도 홍수가 덮쳤구나 공들여 가꾼 채소밭도 비닐하우스도 다 잠겨버린 재앙은 끝없어라 쏟아지는 장대비는 언제 그칠 줄 모르는데 한숨은 깊어만 가는가 집도 길도 휩쓸려 폐허가 된 마을 장마특보를 지켜보는 심정이여 손쓸 틈도..
2006.07.20 -
민중의 힘이 나라를 지킨다
민중의 힘이 나라를 지킨다 거센 태풍의 악몽보다 끔찍한 재앙이 이 땅을 삼키려 하네 피땀 흘려 이뤄놓은 내 나라 산업 전 분야를 초토화시키려 환장한 한미FTA여 저 외국자본의 횡포에 일터를 빼앗겨 통곡하는 사람들을 보라 생명의 젖줄인 농업마저 송두리째 거덜나고 수입농산물에 신음할 참담한 ..
2006.07.16 -
그 선창가에 가면 떠오르는
그 선창가에 가면 떠오르는 수천 수억 년을 흘러왔을 저 검푸른 바다여 태풍 지나고 만났구나 내 어릴 적 추억을 안고 지금도 넘실거리며 파도 밀려오는 마산 앞바다 부둣가엔 매립이 한창이고 배들은 발이 묶인 채 갈매기만 무심히 날으네 하얀 등대 너머 산 발치에 공장은 빼곡히 들어서 바뀐 세월..
2006.07.14 -
[弔詩] 흙가슴 열고 일어서 함께 가리라
흙가슴 열고 일어서 함께 가리라 - 故 김고운 청년학생 영전에 짙푸른 들녘에서 구슬땀흘리며 이 땅의 농업을 지키고자 농활 펼치는 청춘들 새벽 일찍 마을길을 나서서 김매기 하우스일 거들고 토론하는 농활대여 손길 닿는 곳마다 풋풋한 웃음 넘실대는 고향땅에 신명이 났건만 그런데 어찌하여 꽃..
2006.07.02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게 새벽 4시 담배 사러 가는 길에 벤치에 웅크려 잠든 노숙자 슬픈 한국의 초상화를 만났네 의식주조차 기약없는 사람들 마산역 근처에서 서성이는 버림받은 시대의 얼굴을 보라 누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나 곰곰이 돌아보는 내 심사여 다시 설 희망도 없이 누웠는가 쓰라..
2006.06.17 -
내가 본 한 편의 영화 속에는
내가 본 한 편의 영화 속에는 천둥 번개 치는 초여름날 밤에 EBS 영화 스파르타쿠스를 인터넷으로 다시 보게 되었네 노예의 사슬을 끊고 당당하게 로마제국의 군대와 맞선 검투사들과 숱한 자유인들이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이 막혀 최후의 일전을 벌여야 했던 먼 옛날의 계급투쟁을 보았네 훗날 ..
2006.06.11 -
내 몸살림을 깨우치는 시간에
내 몸살림을 깨우치는 시간에 상추쌈 싸먹고 잠에 취하다니 몸을 얼마나 혹사했길래 온종일 누워 깨어나지 못했던가 텃밭에서 캔 푸성귀 효능인가 늘상 밤을 지새우며 지내온 프리랜서의 일상을 돌아보아라 지리산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아직도 이루지 못한 채 야생초랑 먹거리를 연구하는가 쉽사리..
200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