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詩] 흙가슴 열고 일어서 함께 가리라

2006. 7. 2. 05:25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문예의 바다

 

 

흙가슴 열고 일어서 함께 가리라

          

 - 故 김고운 청년학생 영전에


짙푸른 들녘에서
구슬땀흘리며
이 땅의 농업을 지키고자
농활 펼치는 청춘들

새벽 일찍
마을길을 나서서
김매기 하우스일 거들고
토론하는 농활대여

손길 닿는 곳마다
풋풋한 웃음
넘실대는 고향땅에
신명이 났건만

그런데 어찌하여
꽃다운 젊음을
불의의 교통사고로
이냥 보내야 하는가

여름농활 중인
외국어대 김고운양의
비보를 접하고
왈칵 솟구치는 눈물이여

마을 곳곳마다
다양한 활동으로
농민 학생 한데 어울려
깃발은 나부끼는데

아 예기치 못한 슬픔이여
식량주권 지켜낼
당찬 발자취 남겨두고서
멧새되어 날아가는가

해마다 이맘때가 오면
못다 핀 청춘의 꿈을

가슴에 안고
짙푸른 들녘으로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