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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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게 새벽 4시 담배 사러 가는 길에 벤치에 웅크려 잠든 노숙자 슬픈 한국의 초상화를 만났네 의식주조차 기약없는 사람들 마산역 근처에서 서성이는 버림받은 시대의 얼굴을 보라 누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나 곰곰이 돌아보는 내 심사여 다시 설 희망도 없이 누웠는가 쓰라..
2006.06.17 -
내가 본 한 편의 영화 속에는
내가 본 한 편의 영화 속에는 천둥 번개 치는 초여름날 밤에 EBS 영화 스파르타쿠스를 인터넷으로 다시 보게 되었네 노예의 사슬을 끊고 당당하게 로마제국의 군대와 맞선 검투사들과 숱한 자유인들이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이 막혀 최후의 일전을 벌여야 했던 먼 옛날의 계급투쟁을 보았네 훗날 ..
2006.06.11 -
내 몸살림을 깨우치는 시간에
내 몸살림을 깨우치는 시간에 상추쌈 싸먹고 잠에 취하다니 몸을 얼마나 혹사했길래 온종일 누워 깨어나지 못했던가 텃밭에서 캔 푸성귀 효능인가 늘상 밤을 지새우며 지내온 프리랜서의 일상을 돌아보아라 지리산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아직도 이루지 못한 채 야생초랑 먹거리를 연구하는가 쉽사리..
2006.06.04 -
창포꽃 피는 단오날 고향생각에 젖으며
창포꽃 피는 단오날 고향생각에 젖으며 한낮이 뜨거워가는 초여름의 길목에서 단오 명절을 맞으며 옛 생각 나는가 씨름 그네뛰기 고운 풍속 그려보아라 창포잎으로 머리감던 누이는 잘 지내나 쑥떡 해 먹던 오붓한 식솔들 다 모여 조상의 슬기 돌아보며 웃음꽃 피울꺼나 남북의 농민이 힘을 합쳐 대..
2006.05.30 -
내가 시외주차장 유세장에서 본 것
내가 시외주차장 유세장에서 본 것 시외주차장에서 유세 펼치는 이들 주말이라 북적대는 인파 속에서 기호 4번 민주노동당을 연호하는가 노래와 율동에 잠시 눈길을 주다 한 후보의 연설을 경청해 보니 서민의 살림 속사정 잘 헤아렸어라 박대표의 피습 정국을 강타해도 의연히 진보의 한길로 달리는..
2006.05.22 -
오월 그날이 다시 돌아오는가
오월 그날이 다시 돌아오는가 오늘 평택 대추리 들녘에 군병력을 투입하고 용역깡패 폭력경찰 앞세워 농민들 삶의 터전을 뺏아 미군기지로 삼겠다니 이 땅은 누구의 땅인가 아메리카의 식민지인가 수만 발의 폭탄을 퍼붓고 다국적군을 투입해도 이라크의 저항은 거세질 뿐 전쟁은 끝나지 않고 미군 ..
2006.05.04 -
저기 작은 텃밭이 나에게 소중한 이유
저기 작은 텃밭이 나에게 소중한 이유 빗방울 날리는 작은 텃밭을 살펴보다 쑥이랑 돌나물이랑 한줌씩 캐어서 반찬삼아 야생초 나물 다듬어 놓는가 산을 오르면서 관심갖게 된 푸성귀여 생존을 위해 약초 산나물을 익히고 깊은 산 드나들 적에 소중한 먹거리네 달래를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법도 ..
2006.04.22 -
마을도서관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마을도서관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새벽에 우짖는 새소리를 들으며 마을도서관 생각에 젖는가 동네마다 어른 아이 함께 모여 책도 읽고 강좌도 연다면 신나지 거리에서 조례청원 서명운동을 펼치는 모습을 눈여겨 보며 운동본부의 홍보물을 읽으니 행복한 문화공간이 눈에 선하네 마을도서관에서 길..
2006.04.20 -
그대 봄날의 수채화여 생명의 빛이여
그대 봄날의 수채화여 생명의 빛이여 대출받아서 수채화전을 여는 조화백 어언 15회째 공들인 작품들을 보니 이 산하의 고운 풍경 눈에 선하여라 주말이면 산으로 들로 달려간 열정이 꽃 나무 산길 곳곳에 고스란히 살아 울긋불긋 내 마음을 환히 물들이는가 교사직을 관두고 오직 그림에 몰두한 그가..
2006.04.14 -
더덕잎에 띄우는 봄날의 꽃편지
더덕잎에 띄우는 봄날의 꽃편지 문 밖의 작은 텃밭 화분에 심은 더덕잎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봄비를 흠뻑 적시고 반겨맞는가 여리디 여린 푸른 잎사귀 달고 줄기 끝에 쉼없이 새싹 틔워 새날의 약속처럼 어여삐 피었네 사는 일 힘겨워도 다시 살아난 소중한 생명 눈여겨 보는 날 내 가슴에 울리는 삶..
200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