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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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수백기의 깃발로 살아오는 얼굴 오늘은 그를 기리는 날이다 노동악법을 불사르며 피맺힌 외침 남긴 채 쓰러져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 세월은 흘러도 끝끝내 살아 수만 노동자의 대열 속에 언제나 함께 서서 행진하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그날 평화시장 그 자리에 새긴 노동자의 사랑 노..
2006.11.13 -
저녁무렵 마산역 광장에서
저녁무렵 마산역 광장에서 입동 지나 역광장엘 가니 단풍잎 붉게 타오르데 고운 님 보내는 아픔인 양 깊은 산엔 첫눈이 왔다지 두터운 옷을 꺼내입고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데 계절이 바뀌어도 떠도는 삶들 그 얼마나 많은지 일할 권리마저 빼앗긴 채 기차는 쉼없이 오가건만 이대로는 못 돌아가는 슬..
2006.11.09 -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새벽 다섯시 골목길을 나서며 샛별처럼 살다 간 사람들을 나직이 불러본다네 시련을 이기고 한길로 가며 제 몫을 해낸 사람들 셀 수 없이 많지 않은가 심지 하나 올곧게 다지며 불꽃으로 활활 타올라 온누리를 밝힌 이들 누구랴 한송이 들꽃으로 이 산하에 피었다 져도 그 향기 ..
2006.10.29 -
가을산 숲속에서 보낸 하루
가을산 숲속에서 보낸 하루 추석 연휴 첫째날 오랫만에 무학산 봉우리에 올라라 억새풀꽃 핀 산길을 지나서 동네 뒷산일지라도 단단히 배낭을 꾸리고 산에 드니 내 고향 풍경이 눈에 어리네 무덤가에서 다리쉼을 하며 저 아래 바다에 눈길주고 도시를 한바퀴 둘러보아라 밤송이들 깔린 숲속길에서 알..
2006.10.05 -
[스크랩] 시집/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 유동렬 □ 약력 마산출생 마산고,부산사대 국어과 졸업 무크지 <마산문화>로 등단 □ 시집 <우리들 목메이는 그리움은> <새땅을 일구는 마음으로> <슬퍼지는 오늘을 딛고> <그대 자리를 채우며> <아리랑고개> <아리랑산천> <해오름을 찾아서> &..
2006.09.25 -
탁 트인 옛 한일합섬터를 생각하며
탁 트인 옛 한일합섬터를 생각하며 용마산 아래 공설운동장 가는 길에 한일합섬 자리 기억도 또렷하지 예전엔 거기가 보리밭이었더랬어 섬유노동자의 애환이 서린 곳이야 양덕천으로 물감을 푼 듯 폐수가 쏟아져 마산 앞바다로 흘러내렸지 세월이 가고 공장문을 닫게 되었어 8만 7천평 널찍한 터만 ..
2006.09.16 -
인권의 명령으로 평택을 지키리라
인권의 명령으로 평택을 지키리라 저기 목숨같은 평택 들녘을 보라 새벽같이 일어나 논밭에 나가 땀흘려 일궈온 삶 몇몇 해이랴 조상의 숨결 배여 있는 대추리땅 이제 미국놈이 뺏으려 하는가 제놈들 군사기지 삼자고 넘보네 밤새 개구리 울고 달빛은 처절히 잠 못 이루는 집들을 비췄건만 먼동이 트..
2006.09.13 -
그래 가는 거야 승리의 그날까지
그래 가는 거야 승리의 그날까지 저 공직개혁의 깃발을 보아라 굴종의 세월을 깨고 솟구친 공무원노동자의 타는 열망을 협약위반 노조사무실 폐쇄를 자행한 도지사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나부낀 깃발이여 깨끗한 공직사회를 향한 길에 그 어떤 시련이 닥칠지라도 당당하게 투쟁으로 맞선다네 용지..
2006.09.10 -
피아골 연곡사 산길을 오르며
피아골 연곡사 산길을 오르며 답사길 나서는 이른 아침에 다시 배낭을 챙기면서 저 지리산 꽃넋을 그렸네 세월은 흘렀어도 영원토록 살아 심장 속에 흐르는 겨레의 염원은 무엇이던가 구례 화엄의 바다로 가든 피아골 연곡사로 가든 하동 섬진강 쌍계사로 가든 산 중턱 깊숙히 자리잡은 절골 탑돌이..
2006.09.05 -
영화 <심장에 남는 사람>을 보면서
영화 <심장에 남는 사람>을 보면서 -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속에 없는 이 있고 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타이어공장 당총회 결정서를 놓고 군중 속에 들어가 실정을 헤아려 열 번 생각하고 한 번 결심하듯이 모두의 심장의 문을 두드렸댔구나 낙동강 전호가에서 연 ..
200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