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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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를 맞으며 내가 생각는 것
입추를 맞으며 내가 생각는 것 동네 텃밭가에 활짝 핀 샛노란 호박꽃이 내게 인사를 건넨다 입추날 더위에 땀이 줄줄 흘러도 시인에게 반가운 이웃이다 정든 검은 고양이처럼 떨어질 수 없는 도시농업 풍경이다 오가며 자주 보는 상추 고추 깻잎 옥수수 결명 가지 등 찬거리가 고맙다 시..
2013.08.07 -
졸이 쳐들어가면 궁이 무너진다
졸이 쳐들어가면 궁이 무너진다 그때 유신시대는 그랬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참지 못해 일렁이던 대숲의 바람소리까지 잡아 가뒀던 70년대였다 저도의 추억이라면 유신의 추억인가 다시 못올 그 시절을 왜 꺼집어 낼까 바닷가 모래 위에 곱게 써내려 간 자식이 부모님을 그리는 심정..
2013.08.07 -
꽃 진다고 설워마라 다시 핀다
꽃 진다고 설워마라 다시 핀다 달도 별도 사라진 열대야의 밤 찬물 좀 끼얹었더니 웬 감기가 오나 배낭 속에 둔 아스피린 찾아 먹었다 의료보험증은 아직 한번도 안썼다 체납돼도 좋다 이상증세 몸보다 맘 아프게 하는 미친 세상이 더 큰일이 아닌가 밤길을 걸으며 내가 골똘히 생각는 시..
2013.08.06 -
무지개는 누구의 가슴에 뜨는가
무지개는 누구의 가슴에 뜨는가 천둥이 울고 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졌다 올 여름 장마 끝 마산에 쏟아진 세찬 비 퇴근 무렵에 그치자 앗 무지개 오랫만에 떴구나 헛헛한 가슴을 채워 줄 무슨 기쁜 일이라도 생기려는가 괜스레 설레이는 마음이란 숨길 수 없거늘 아스라이 떠오르는 바..
2013.08.05 -
새벽노을에 띄우는 내 마음은
새벽노을에 띄우는 내 마음은 밤새 열대야에 뒤척이다 새벽길 나섰더니 동녘 하늘에 분홍빛 노을이 타네 맘 같아선 산에서 일출을 봤으면 오죽 좋았겠나 싶지만 휴가도 없는 신세라 길 위에서 새벽노을을 촬영하다 보니 동트는 새벽에 가열찬 투쟁정신 으쌰 노래하던 그날들이 문득 ..
2013.08.04 -
그리워 불러보는 이름 봉선화
그리워 불러보는 이름 봉선화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노래가 생각난다 내 어릴 적부터 불렀던 민족의 한이 서린 그 꽃에 맺힌 설움이 되살아오네 붉은 피눈물처럼 가슴에 사무친 하 많은 사연인들 차마 잊힐 리야 해방 이후 전쟁을 겪고 갈라진 산하에 너는 다시 피었건만 부끄러워라 우리 ..
2013.08.03 -
다시 8월처럼 살자고 노래하자
다시 8월처럼 살자고 노래하자 나뭇잎에 바람이 인다 비가 올 모양인가 풀벌레들 울어쌓는 동네 가로등만 밝고 예 오르던 뒷산 봉화산에는 밤안개 자욱하구나 다시 새벽이 밝아오려니 세상은 바뀔까 3.15, 4.19 그때처럼 민의가 승리할까 또 한번 거세게 요동칠 8월이 시작되었다 긴급조치 ..
2013.08.02 -
힘들고 지쳤어도 알아주는 이 없을 때
힘들고 지쳤어도 알아주는 이 없을 때 한때는 무소유를 동경했다 홀가분한 삶의 길이 법정스님의 실천에서 그 정신이 영롱하게 빛났기에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무조건을 깨닫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조건없이 행하는 것 각박한 세태에 이 얼마나 귀중한 인생살이 좌우명인가 베풂과 ..
2013.08.01 -
가야산 소리길에 바치는 시
가야산 소리길에 바치는 시 비내리는 길을 달려와 오늘에야 만났네 가야산 소리길 깊고 긴 홍류동 계곡 논고동 살아 있는 벼논들을 지나 죽 따라 올라가며 나는 무엇을 보았고 깨우쳤는가 뭇 생명의 소리 아우성치듯 들려오던 해인사 들머리 숱한 이들의 숨결이 비원처럼 스몄네 꽃이 떨..
2013.07.29 -
700리 낙동강물이 썩고 있다
700리 낙동강물이 썩고 있다 4대강을 생각하다가 그만 잠이 들고 깨 보니 하현달이 떴다 윤동주 시인처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라고 맘 먹을까 생명의 강이 녹조 적조로 변해 죽음의 강으로 우리 눈 앞에 또렷하다 반드시 살려야 하오 명령이라도 내리고 싶건만 낙동강을 돌아..
2013.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