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소리길에 바치는 시

2013. 7. 29. 01:26◆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3부 순례

 

 

 

가야산 소리길에 바치는 시

 

 

비내리는 길을 달려와

오늘에야 만났네

가야산 소리길

깊고 긴 홍류동 계곡

논고동 살아 있는

벼논들을 지나

죽 따라 올라가며

나는 무엇을

보았고 깨우쳤는가

뭇 생명의 소리

아우성치듯 들려오던

해인사 들머리

숱한 이들의 숨결이

비원처럼 스몄네

꽃이 떨어지는 소

낙화담에서

오래 머물고 싶었네

나뭇잎에 듣는

빗방울 소리 하나

경이로운 이 길

천고의 세월

아픈 역사의 상처일랑

어루만져 주는가

오래 된 인연인 양

길손을 반겨 맞는

가야산 소리길

홍류동 계곡에서

내 마음도 붉게 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