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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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김남주 시인이 번역한브레히트 시편들이 떠올라라나치 하 좌파 작가였던 그 망명시절 인간의 모든 행복은다른 사람의 행복에 달려 있다는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어라맑스주의 시인은 가고 없어도 생이 짧은들 누가 탓하랴마지막 순간에 뒤돌아볼 때웃으며 추억할 지난 날우리는 과연 간직하고 있는가 찢겨진 산하 세상을 바꾸자처절히 외친 숱한 사람들고난을 이긴 이들이 있었기에민중의 역사는 전진하는 것 세월이 멀리 흘러갈지라도훗날의 이정표가 될그들의 이름과 걸어온 한길은밤하늘 별처럼 빛나리라
2024.06.01 -
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는 왜 노역장으로 가야 했을까신음하는 지구 기후위기 시대박종권 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터널 입구에 쓴 "기후위기"네 글자가 왜 범죄인가 얼마나 절박한 외침이었으면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길에서그는 타는 목마름으로만방에 알리고 싶었을 터이다 말로만 요란한 속빈 기후대책탈원전 탈석탄은 거꾸로 돌건만전혀 도움도 주지 않고막아달라는 목소리도 외면하는정부는 대체 무어란 말인가 2년 동안 경찰 검찰 판사 검사에게기후위기 실상을 알렸지만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유죄 선고 벌금 10만원 판결에그는 기쁜 마음으로불복종 저항을 선언하며이틀간 노역장 유치를 선택했다 우리시대의 기후환경운동가박종권 대표는 항의의 뜻으로"기후외침은 무죄"손팻말을 들고 검찰청 앞에..
2024.05.30 -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요 하늘나라로 간 훈련병 엄마가하나뿐인 아들을 잃고고통 속에 장례를 치르며심정을 토로한 한마디"제발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왜 죽어야 했는지왜 쉬쉬하기만 했는지국군통수권자 국방부장관은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요즘 밤잠 못자겠습니다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전쟁때도 아니고훈련받다가 목숨을 잃다니기가 막힌 어이없는 일입니다젊은 날 추억이라던그 병영생활이 악몽이었네요이 억울한 죽음 앞에서누구를 원망해야 할까요영전에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술 한잔 따르고 절 올립니다
2024.05.28 -
저 작은 새잎 하나가 모여
저 작은 새잎 하나가 모여 뭉텅 잘린 가지에도새잎이 돋고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지일터에서 잘려도가족들 먹여 살리는생존의 길은한시라도 멈출 수 없지뒤돌아보아도 더는물러설 곳 없어아픔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얼마나 많고 많은가초록잎을 단 네 모습이그저 고마울 뿐이다우리 더불어숲을 이루어햇빛과 바람과 새들과지난 얘기 나누며노동의 대지에 깊게 깊게뿌리내리고 살자저 작은 새잎이 모여이 강산이 푸를 때까지잘려도 끝내 살아그렇게 버텨온 세월소중했던 사랑이어라
2024.05.25 -
이 아까운 계절이 가기 전에
이 아까운 계절이 가기 전에 선창가에 뱃고동 울리고갈매기 날으던 그곳이아련히 떠오르는 날내 고향도 많이 변했어라수출공단 들어서고바다는 지금도 매립중 도로 상가로 개발됐지만우리 소년시절에 헤엄치고도다리 낚시하던추억이야 파도소리처럼내 가슴에 남아 있지선착장 위로 무심히갈매기들만 날아오르고 젊을 적 읽은 갈매기의 꿈높이 나는 새가멀리 내다본다고 했지강산이 몇 번 바뀌었건만불가능한 꿈은이루어지지 않았어라 바람부는 들녘에서오랜 세월 버틴 나무처럼새로운 백년을 부르며노동의 대지에더 깊이 뿌리내릴까다시 한번 해 보는 거야일어나 노래를 부르자
2024.05.24 -
후쿠시마 원전 방류 이상없나
후쿠시마 원전 방류 이상없나 점점 무뎌져 가고 있지 않나후쿠시마 핵 오염수6차 방류가 시작됐다는데바다의 날에도우린 무심할 것인가TV 다큐 프로는살기 좋다는 청정해역 섬들바닷가 사람들 삶을재방송 방영하고 있건만정작 해양범죄를 저지르는일본의 방류 책동은언론도 관심 밖이지 않나핵 오염수냐 처리수냐발끈할 게 아니라어머니의 바다 해양생태계파괴를 걱정할 때지IAEA도 도쿄전력도 장관도아무 문제가 없다지만걸러지지 않는 방사능이과연 안전하다 믿을까이제 독도 라인까지 넘보는일본의 침탈에 맞서불매운동을 펼쳐야지오랜 생명의 바다가 죽어간다
2024.05.22 -
저 하늘의 별들도 흐릿한 밤
저 하늘의 별들도 흐릿한 밤 코로나 시절을 겪고 난 후살림살이 나아졌는가그때보다 더하다는기후위기 핵오염수 전쟁물가고까지 덮쳐민생고가 재앙이구나 최저임금이 오르더라도외식 한번 못할일하는 사람들에게삶이란 끝없는 고역이다영세자영업자는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힘겨워 죽을 판이지 비정규직 노동자 일천만노년층 천만 시대일자리 없는 실업 인구알바 투잡에 뛰어든 이들생존이 위태로운 날각자도생이 최선일까 국정기조는 바뀌지를 않지억울한 죽음들 참사는되풀이되고 있건만또 거부권을 휘두른다니정말 이게 나라냐분노가 절로 치솟구나함께 싸워 살 길을 열라
2024.05.22 -
변상아의 <습: 習> 공연 속에서
변상아의 공연 속에서 우리 전통춤 오랫만이구나먼길 달려온 춤꾼들오늘은 가곡전수관이 유일한마산 시민극장에서변상아의 모노드라마을 함께 보았네처용무 검무 살풀이춤사위 가곡 복식에 깃들인무형유산의 숨결이내 가슴에 훅 끼쳐져왔네서로 대화를 나누듯소리와 몸짓이 어우러져춤 속에 맺힌 한일랑긴 세월 속에 되살아 오더라자세히 보면 볼수록예쁜 작은 꽃처럼우리 것의 멋에 빠져 들었어라앞으로 어떤 춤을어떻게 출 것인가를 물으며시작된 코레-아트장기 프로젝트 빛나거라한국무용가 변상아이수자로서 내려받은 춤내려받는 복식내려오는 마음무대 꾸밈새가 돋보인춤짓는 사람들의 그 열정들이예술혼을 일깨워 주었구나뒷풀이 자리에서 나눈한 사람 한 사람 소감들이그들의 앞길을 축원하였어라
2024.05.20 -
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이제 남은 길을제대로 가는 일이 남았다간절하고 절실할 때내게 한 편의 시는포기못할 희망이었다미발표 시집 몇 권배낭 속의 USB에 담았다시여 무기여! 노래한김남주 시인의 길여럿이 함께 가야만 했던투쟁의 한길이었다점령군에 빼앗긴 들찢겨진 이 산하숱한 상처꽃들을 보듬고폭정에 맞서 싸웠던오월전사의 길이었다한가지 바램이란참세상 그날이 올 때까지내 안에 잠재된 힘을솟구치게 하는 것이다앞서 간 이의 발자욱처럼생의 흔적 남길 일이다
2024.05.18 -
내 가슴에 오월꽃은 피는가
내 가슴에 오월꽃은 피는가 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사월 초파일 석탄일오월은 추모의 달이라축제도 삼가고조용히 둘이서 맞았다 80년 그해 금남로 충장로해당화 시인도교사 신분으로 싸웠다아슬하게 막차로섬마을로 돌아갔지만 철쭉꽃이 피는 오월이면학살의 기억 속에잠 못 이루는 밤이다트라우마에 시달린 이들소식이 들리면 아프다 광주 5.18항쟁 이후에도감시당했을 숱한 이들고통의 그 세월이총탄에 뚫린 흔적인 양상처꽃으로 남아 있다 윤상원 열사의 유지처럼그날 우리는 패배하였지만내일의 역사는승리자로 만들었다횃불은 다시 타오른다
202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