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98)
-
변상아의 <습: 習> 공연 속에서
변상아의 공연 속에서 우리 전통춤 오랫만이구나먼길 달려온 춤꾼들오늘은 가곡전수관이 유일한마산 시민극장에서변상아의 모노드라마을 함께 보았네처용무 검무 살풀이춤사위 가곡 복식에 깃들인무형유산의 숨결이내 가슴에 훅 끼쳐져왔네서로 대화를 나누듯소리와 몸짓이 어우러져춤 속에 맺힌 한일랑긴 세월 속에 되살아 오더라자세히 보면 볼수록예쁜 작은 꽃처럼우리 것의 멋에 빠져 들었어라앞으로 어떤 춤을어떻게 출 것인가를 물으며시작된 코레-아트장기 프로젝트 빛나거라한국무용가 변상아이수자로서 내려받은 춤내려받는 복식내려오는 마음무대 꾸밈새가 돋보인춤짓는 사람들의 그 열정들이예술혼을 일깨워 주었구나뒷풀이 자리에서 나눈한 사람 한 사람 소감들이그들의 앞길을 축원하였어라
2024.05.20 -
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그래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이제 남은 길을제대로 가는 일이 남았다간절하고 절실할 때내게 한 편의 시는포기못할 희망이었다미발표 시집 몇 권배낭 속의 USB에 담았다시여 무기여! 노래한김남주 시인의 길여럿이 함께 가야만 했던투쟁의 한길이었다점령군에 빼앗긴 들찢겨진 이 산하숱한 상처꽃들을 보듬고폭정에 맞서 싸웠던오월전사의 길이었다한가지 바램이란참세상 그날이 올 때까지내 안에 잠재된 힘을솟구치게 하는 것이다앞서 간 이의 발자욱처럼생의 흔적 남길 일이다
2024.05.18 -
내 가슴에 오월꽃은 피는가
내 가슴에 오월꽃은 피는가 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사월 초파일 석탄일오월은 추모의 달이라축제도 삼가고조용히 둘이서 맞았다 80년 그해 금남로 충장로해당화 시인도교사 신분으로 싸웠다아슬하게 막차로섬마을로 돌아갔지만 철쭉꽃이 피는 오월이면학살의 기억 속에잠 못 이루는 밤이다트라우마에 시달린 이들소식이 들리면 아프다 광주 5.18항쟁 이후에도감시당했을 숱한 이들고통의 그 세월이총탄에 뚫린 흔적인 양상처꽃으로 남아 있다 윤상원 열사의 유지처럼그날 우리는 패배하였지만내일의 역사는승리자로 만들었다횃불은 다시 타오른다
2024.05.16 -
그는 왜 배추 수확을 포기했나
그는 왜 배추 수확을 포기했나 그는 배추 농사꾼이었다지체장애 60대 김씨1등 품질 배추를 키워냈지만애지중지 1억대 금배추뽑아 버려야 했다니눈시울이 젖어드는구나 농민을 죽이는 물가 정책비축량 방출 확대할당관세 수입 탓에비료값 인건비도 못건지니부자농부란 말은 개뿔 배추 재배 농가 지원도유통구조 개선도 없는농민무시 농정이여밭작물 갈아엎는 살풍경이어제 오늘 일이랴 “뼈 빠지게 일해도 돈을벌 수 없는 농민들 입장을생각하지 않는 것에화가 나 수확을 포기했다”는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이러다간 제 먹을 농사만짓는 날이 올지 몰라농사지어 제 가격 받는 날이농민 국회의원 한 사람이얼마나 절실한 농촌이런가버려지는 배추가 슬프다
2024.05.12 -
철근쟁이 이렇게 고마운 아침
철근쟁이 이렇게 고마운 아침 철근노동자 김해경 페친이쌀싸리하고 상쾌한 아침출근했습니다힘차게 인사를 건넨다한 친구가 궁금한지"일거리가 많이 있나요"안부를 물어 보자"하도 없어서올해 3일차입니당"짠한 대답이 돌아온다농사를 짓다가토목기능사 자격증을 따고건설 현장에 뛰어든고 남용식 위원장 부인오늘도 안전제일!출발하는 그녀의 하루작업모가 빛난다오랜만에 만난 형님들서로 살아있었냐고"살아있으니 만나진다"며반갑게 반갑게인사들 나누신다는근황을 접하니 나도 반갑다노가다 철근쟁이에게참 오랫만의 일거리이렇게 고마운 아침이다
2024.05.10 -
먼지없는 방의 비밀
먼지없는 방의 비밀 악랄한 삼성또한 사람꽃다운 젊음이직업병으로숨졌다벌써몇 번째인가 낮과 밤을바꾸어 가면서일했던삼성반도체 공장서른세살여성노동자가 뇌종양에 걸려고통받다어젯밤두 아이와남편을두고 떠났다 백혈병으로62명이생목숨을 빼앗긴죽음의 공장에지금도100명 넘게앓고 있다 산재판정마저힘든 그곳대책조차 외면한정부란재벌 편들기급급하다 고온에서 타 버린반도체 칩검은 연기가벤젠이노동자의 몸을쓰러뜨렸다 그러고도한맺힌 유족에게공식 사과도조문도없이개인질병이라우긴다 무례한 삼성일류기업이름이부끄럽지 않나유독사람냄새가안 난다 안타깝다혀만 찰 일이아니다더늦기 전에죽음의 그림자를걷어내야슬픔이 없다
2024.05.09 -
슬픔이 다시 슬픔에게
슬픔이 다시 슬픔에게 한끼 밥상이 위태롭다농사짓는 이도사 먹는 이도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월급빼고 다 오른3고 4고 시대고통은 옥죄어 온다 우리 가는 길 험난해도웃으며 가자고차마 말 못할 판이다불평등한 세상불평등한 밥상소주 김밥 커피 빵안오른 게 없다 이상기후에 전쟁까지겹쳤으니 어쩔까오죽했으면2천원으로 한끼 때우는거지밥상 단어가생겨났다지미래조차 불확실하다 하나 둘 붕괴되는 것이어디 상권뿐이랴없는 살림에생계를 이어가는 이들희망이 무너진다IMF때보다 심하다는한끼 밥상이 서글프다
2024.05.07 -
오늘 내가 걸을 위대한 길은
오늘 내가 걸을 위대한 길은 각자의 자리에서 피켓을든 기후행동 시민들한 사람의 실천이 소중하다탄소중립 재생에너지시대의 요구를 거스르는핵발전소 이상없는가 잦은 고장 소식에 혹시나한국의 가동 원전 26기 중영광 6기 경주 5기부산 기장군 5기울진 8기 울산 2기에서방사능 누출 사고라도터지는 날이면 어찌 될까 재활용처리장 거제조선소가스 폭발 사고만 해도뉴스가 충격이거늘노후원전 안전불감증 탓에대형사고 발생이 우려되건만체르노빌 후쿠시마 참사를우린 잊었단 말인가 "원전은 민생이 아니다"는탈핵시민행동 대표의경고를 새겨 들으라오늘 내가 걸을 위대한 길은국가 경제 국민 생명이걸린 함께 사는 세상이다
2024.05.05 -
메이데이! 이제 다시 반격이다
메이데이! 이제 다시 반격이다 세계노동절 대회를 맞으며5.1총궐기를 선포한다1% 세상을 바꿀 분노로새로운 희망을 찾자 출근했다가 귀가하지 못한노동자들 하 많은가산업재해 죽음의 세월을이제 끝장내야 하리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공안탄압 노동탄압에 맞서노동개악 저지!윤석열 심판!에 나서자 이러다 불시에 전쟁난다소성리 구럼비를 지켜내고핵참화가 사라지는한반도를 함께 만들자 일천만 노동자의 단결로신자유주의에 맞서노동자 옥죄기에 맞서가자! 총파업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온몸을 내던져 산화해 간잊지 못할 열사들그 뜻을 헛되이 말자 단결투쟁의 머리띠 묶으며항쟁의 봄 힘을 모아노동이 아름다운 시대를우리 다함께 열리라
2024.04.30 -
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할매 할배들이 시집을 냈다한글을 깨치고 쓴 가내겐 자못 경이로워라젊은 날 섬마을 국어교사 시절이오덕 선생이 펴낸책을 읽고 길을 찾았다 대학 강단의 모더니즘 문학허상이 부서지고 말았다독해를 하려면 써 봐야 한다고그 이후 작문을 가르쳤다경산의 '은빛나루 문해교실'이문맹이 된 어르신들맺혔던 한을 풀어 주었어라 "낙엽이 떨어져 바람인가했더니/ 세월이란다/세월 따라 눈물 흘렸더니/어느새 늙어 있더라/말로 우째 다 하노/눈물이 날라 칸다/마음에 구멍이 날라 칸다"- 윤복순 할머니 '낙엽' 늦깍이 시인이 여기 있구나삶의 노래가 시 아니랴이제 가슴 속에 오래 심어뒀던마음의 언어들이 살아새로운 꿈이 열리게 됐구나꾸밈없이 시로 함축된세상에 둘도 없는 시집 출간에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져라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