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2024. 4. 29. 07:54ㆍ<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난생 처음 시를 쓴 할매 할배들
할매 할배들이 시집을 냈다
한글을 깨치고 쓴
<시 그것 별거 있나> 가
내겐 자못 경이로워라
젊은 날 섬마을 국어교사 시절
이오덕 선생이 펴낸
<일하는 아이들의 글쓰기>
책을 읽고 길을 찾았다
대학 강단의 모더니즘 문학
허상이 부서지고 말았다
독해를 하려면 써 봐야 한다고
그 이후 작문을 가르쳤다
경산의 '은빛나루 문해교실'이
문맹이 된 어르신들
맺혔던 한을 풀어 주었어라
"낙엽이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란다/
세월 따라 눈물 흘렸더니/
어느새 늙어 있더라/
말로 우째 다 하노/
눈물이 날라 칸다/
마음에 구멍이 날라 칸다"
- 윤복순 할머니 '낙엽'
늦깍이 시인이 여기 있구나
삶의 노래가 시 아니랴
이제 가슴 속에 오래 심어뒀던
마음의 언어들이 살아
새로운 꿈이 열리게 됐구나
꾸밈없이 시로 함축된
세상에 둘도 없는 시집 출간에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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