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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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장맛비 속에 사람들은무심히 흘러가지만어머니는 매일 피켓을 들고분향소 천막을 지키며19살 청년노동자자식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진상을 밝히라고처절히 울부짖는구나서울 마포대교를 행진하던특성화고 학생들깃발이 되살아오건만열악한 일터 결국 터질 게터졌다는 말인가근무 시작한 지 2시간만에유독가스 사고라니그러고도 증거인멸하는 사측우리를 분노케 하는구나고인의 일기장을 보니오호라 먹먹합니다공장 위로 장마는 몰려오고청년의 힘든 삶은나아질 줄을 모르는가마른 잎 다시 살아나듯이함께 세상을 바꾸는그날이 어서 찾아오기를간절히 두손 모으며19살 청년노동자의 영전에하얀 국화꽃 바치노라
2024.06.30 -
비오는 날의 낭만은 사라지고
비오는 날의 낭만은 사라지고 극한호우가 쏟아진다네 순하게 내리면 오죽 좋을까마는 하늘의 뜻인가 대자연의 역습이런가 목숨도 재산도 도로도 집어 삼키는 장맛비 무서운 재난이다 지구촌의 기후위기가 눈 앞에 닥쳐왔는가 아침 뉴스를 듣자니 온통 물난리 소식이다 곳곳에서 사태가 터지고 미처 피할 새 없이 휩쓸려간 뭇 생명들 참담한 날이 계속되는가 애지중지 농사일도 영세한 장삿일도 폭우가 그치지 않으니 장마철이 큰 위기다
2023.07.16 -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시장에 비옷 사려고 갔다가 상인회 전회장을 만나 요새 경기가 어떻습니까 물으니 말도 마란다 장삿일 다 죽을 지경이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심리적 위축 탓인지 불안한 감이 역력하단다 어시장이 타격받으면 창동 오동동 식당 술집들도 뭘 갖고 장사를 할까 물가고에 악재가 하나 더 덮친 최악의 여름이 되겠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수많은 상인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 아닌가 어찌 어시장 하나뿐이랴 아이들 학교급식도 안심하지 못할 판이라지 폐업한 점포들 노점들 마주치면 마음이 안쓰럽다 장마철 막걸리 파전 생각보다 앞으로 뭘 해서 살까 시장 나들이길이 무겁다
2023.06.25 -
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끈질기게도 피었구나 빈집 대문 위에 홀로 장맛비를 맞고 있는 저 강아지풀 하나 봉화산 자락 회원초등 메뚜기 잡던 시절 옛 추억을 부르는가 교원동 집을 나서서 학교가는 길에 물결치던 황금빛 벼들이 눈에 어른거리건만 세월이 흐르고 아파트로 변해 버린 회원골의 재개발 지금 그곳으로 가노라면 땅값 집값 투기광풍에 등골이 휠 지경 창원시 오래 된 빈집들 정비한다길래 없이 사는 이들에게 거처라도 마련해 주라 강아지풀 하나도 저렇게 부대끼며 살거늘 지상의 방 한칸 땅 한뼘 차지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발편잠이라도 이루게끔 마을공동체를 가꾸라
2022.07.21 -
장맛비가 야속한 여름날에
장맛비가 야속한 여름날에 상자텃밭에 빗물 머금은 도라지꽃은 곱건만 야속한 장맛비에 일주일째 장사 못하는 명자꽃 민생3법 노점상 특별법 국회 소식은 감감하고 합천 엄마 걱정에 보살피러 가고 싶다는데 떠날 형편이 안되구나 해당화 시인은 산연 폐업철회 장기투쟁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처절한 철장 안 농성 투쟁속보에 분노가 일고 나토 정상회의 뉴스는 열불이 나서 못보겠더라 3고시대 걱정 태산이어도 국짐당 정부는 정치보복 독재회귀 칼날만 벼르고 있지 않는가 강대강은 여기저기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부르고야 말지 않는가 장맛비 속에서 씁쓸한 하루를 보내며 일하는 사람들이 잘 사는 평등세상은 언제랴 중성동 골목길에서 마주친 보랏빛 도라지꽃 하나 휑한 가슴을 어루만져라
2022.06.29 -
장맛비 속의 텃밭가에서
장맛비 속의 텃밭가에서 새벽부터 장맛비 내리고 텃밭도 해갈되겠네 가문 대지를 적시는 단비 아직 피해는 없겠거니 3배로 뛴 채소류 안오른 게 없는 물가고 장보기 겁난다고 주부들은 아우성이지 모심기철 올 농사는 과연 제값받을까 걱정일세 농정 예산은 깎이고 적자농사 한숨짓건만 스마트팜만 요란하구나 동네 공터를 살려 텃밭 일구는 그 마음이 살림에 보탬이 될까 땅과 말하는 아낙 치유의 힘이 있다지 새들도 벌들도 날아드는 동네텃밭을 대하니 장마철이 가뿐해져라
2022.06.24 -
장맛비에 두번 우는 사람들
장맛비에 두번 우는 사람들 장맛비 폭우가 쏟아진 뒤 무학산 둘레길 초입 산나리꽃 핀 작은 계곡에도 물줄기가 콸콸 흐르네 기후변화에 인재에 경상 전라 남부지방은 농경지 어장 시장 잠기고 산사태까지 났다니 올 여름도 심상찮아라 산림청은 30억 그루 나무심기 한다며 30년생 3억 그루를 벤다니 자연의 역습이 두렵네 물에 잠긴 들녘을 마주한 농민들 심정은 타들어만 가는데 수재피해 복구대책이란 늘 성에 차지 않더라 코로나 4차 유행까지 덮쳐 소상공인 더 힘들겠구나 마산만으로 흘러가는 하얀 물줄기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편치 않아라
2021.07.09 -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장맛비 내리는 텃밭가에서 회원골 작은 텃밭에 장맛비는 내리고 상추 물 안줘도 되겠다 7월 내내 온다는데 명자꽃 길거리 장삿일 공치게 생겠네 서울에선 폭우 속에서 원천봉쇄를 뚫고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참을 수 없는 아우성으로 노동자 대회를 성사시켰다는 소식 코로나는 끝없고 불평등 세상은 갈등의 골 깊어가네 재난지원금이라도 어서 풀려야 나아질까 사각지대에서 한숨짓는 사람들 올여름 어찌 버틸까 노동자 민중의 분노는 쌓여만 가는데 보수양당 정치 아래 희망이 희미하네 장맛비 쏟아지는 밤 저 산중 뙈기텃밭 하나 개구쟁이 챙기는 일 소소한 즐거움이런가 비바람 속에 푸른숲이 술렁이네
2021.07.04 -
시인의 오두막집에 비는 내리고
시인의 오두막집에 비는 내리고 오두막집 창 밖에 햇살이 연초록 나뭇잎을 흔드는가 싶더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네 난 그만 천둥소리에 마루로 나와 소리치는 계곡물을 넌지시 바라보았어라 7월 장맛비에 목말랐던 대지는 이제 해갈이 되겠으려니 뭇 생명들도 살려나 단칸방에 ..
2017.07.02 -
장맛비 속 마산역 광장에서
장맛비 속 마산역 광장에서 오늘같이 비내리는 날 훌쩍 떠나고 싶지 추억어린 마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저 낙동강이든 섬진강이든 차창 밖 풍경을 하염없이 내다보며 가슴 설레이는 여행길에 오르고 싶지 월말 결제날 훌훌 털어버리고 단둘이서 함께 사람의 마을을 찾아서 알콩달콩 이야..
201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