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2022. 7. 21. 01:113부 함께 맞는 비

 

 

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끈질기게도 피었구나

빈집 대문 위에

홀로 장맛비를 맞고 있는

저 강아지풀 하나

봉화산 자락 회원초등

메뚜기 잡던 시절

옛 추억을 부르는가

 

교원동 집을 나서서

학교가는 길에

물결치던 황금빛 벼들이 

눈에 어른거리건만

세월이 흐르고

아파트로 변해 버린

회원골의 재개발

 

지금 그곳으로 가노라면

땅값 집값 투기광풍에

등골이 휠 지경

창원시 오래 된 빈집들

정비한다길래

없이 사는 이들에게

거처라도 마련해 주라

 

강아지풀 하나도 저렇게

부대끼며 살거늘

지상의 방 한칸 땅 한뼘

차지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발편잠이라도 이루게끔

마을공동체를 가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