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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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좋은 날도 올까요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올까요 보릿고개가 옛말이 아니다 괜찮아지겠지 여기며 사는 게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자고 나면 닭도리탕집이 소품가게가 카페가 문닫고 빈 점포들이 늘어가는 마산의 중심상가 상인들에게 "장사 좀 됩니까?" 물으면 "사람들이 쓸 돈이 없어" 한숨부터 내뱉는 자영업자들 근심은 깊어만 가고 물가고에 먹거리 사기도 망설여지는 서민들은 자린고비로 살아야 하나 말로만 민생 얄팍한 술수들 4월 총선에 또 속을까 "국정기조를 바꾸십시요" 쓴소리가 입틀막되는 검찰독재 겨울공화국인가 꽃피는 봄은 왔건만 내 마음의 봄은 멀어라 "밥상물가 비상!!!" 만평 한 컷이 가슴아프다
2024.03.09 -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찬 기운을 몰고오는 가을비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고 행여 반가운 소식이 올려나 괜스레 기다려지는 마음 꿈 속에 엄마가 선물 두 개를 갖고 여기까지 찾아왔더라 지상낙원이 아니라면 사는 것이 전쟁같은 이 땅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 눈물이 마를 새 없는 내 나라 이태원 참사 1주기에도 특별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제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양당정치가 정권을 바꿈한들 어디 노동자 농민 빈민 민중의 삶이 나아지던가 일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안전한 일터는 멀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구나 농사지어 제값받는 농정이란 어느 세월에 이루어질까 도시의 그늘 소외된 이웃들 일가족 비극은 끝없어라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노점상 먹고 살기도 빠듯하여라 사노라면 좋..
2023.10.20 -
마산의료원 응급실 갔다 와서
마산의료원 응급실 갔다 와서 사노라면 아픈 날도 오구나 일요일 이른 아침에 약국에 가서 물파스 하고 알레르기약을 사서 명자꽃에게 먹였더니 웬걸 붓는 부작용이 생겼다 수많은 약들 중에 어찌 부작용이 없으랴만 비상금을 꺼내서 마산의료원 응급실로 갔다 항생제 약이 독해서 그렇단다 혈관링거액 꽃고 맞으니 부기가 좀 가라앉고 하루치 약을 짓고 왔다 장마철 무더위가 기승인데 골목길 담벼락 텃밭 챙기고 파김치 담아 저녁차렸다 없는 살림에 서민들이 아프면 갈 수 있는 공공병원 마산의료원이 좋단다
2023.07.10 -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련만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련만 교도소는 넘쳐날 판인데 왜 범죄는 끝없을까 어제 오늘도 억울한 죽음들 눈인들 감을 수 있을까 세상살이가 팍팍해도 화를 억제 못해도 목숨만은 없애지 말아라 생활고에 또 일가족 생을 마감했다는 슬픈 소식이 더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길이 보이질 않아서일까 손잡아줄 이웃이 우리 곁에 사라져서일까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글귀가 내 가슴에 사무치는 노동의 대지 위에 잃어버린 공동체를 살릴 마음들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리라
2021.06.29 -
텃밭 가꾸는 마음 알 것 같아
텃밭 가꾸는 마음 알 것 같아 빚만 없다면 고향 산촌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당신 심정이 애틋하여라 장삿일 나가기 전에 잠시 짬내서 들른 텃밭 집집마다 꽃들을 심는 손길도 어쩌면 향수가 아닐까 4월 총선판은 영호남 구도 거대양당 위성정당 독식의석에 소수정당은 진보는 벼랑 ..
2020.04.16 -
사노라면 노래가 간절한 밤에
사노라면 노래가 간절한 밤에 입추가 지났어도 열대야구나 부림시장도 휴가란데 우린 떠나지도 못한 채 새벽달이 뜨도록 길거리 장삿일만 하구나 명자꽃 집사람은 부추김치 배추김치 찬거리를 재래시장에서 사고 내일부터 투잡을 하겠다네 어시장 수산물 도매상 경리업무를 맡아 새벽 ..
2019.08.17 -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무학산 산중 뙈기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언뜻 눈길이 가는 서원곡 윗쪽 흰바위 그 위로 비구름 능선에 서린 사무친 풍경 왠지 내 마음 같아라 쉽사리 떨쳐 버리기가 힘든 고단한 삶이여 1인 자영업자의 빚이란 게 시인의 집뿐 아닐진대 오늘 발걸음은 무거워..
2018.08.31 -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무학산 숲속엔 뻐꾸기가 옛 중성동 골목길 작은 방 방충망 창 너머엔 이른 아침 텃새가 울어 젊은 날 붉은 담 위 창살 속 그리움인 양 우짖던 까치 소리가 생각나네 세월은 흘렀어도 통일을 노래한 양심수는 아직 갇혀 있는가 그해 긴급조치 9호 재심도 명예..
2018.06.22 -
한 해를 보내는 내 마음은
한 해를 보내는 내 마음은 길 위에서 달이 지네 내일은 무술년 새해 새날이 밝아올테지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는 민중들 생활의 길 위에 소망의 촛불을 밝히고 송구영신 타종소리와 함께 전환기의 또 한 해를 맞이하려는가 지난 해는 모두가 촛불이었어라 타올랐던 민심은 승리하였고 ..
2017.12.31 -
시인의 오두막집으로 가는 길에
시인의 오두막집으로 가는 길에 앵지밭골 지나 삼학사 뒷편 무학농장길로 오르면 열매를 갉아먹는 청설모도 만나서 반갑고 탱자나무 가시울타리를 보니 옛 동네가 생각나네 여름 숲속의 뻐꾸기 소리 아련한 추억처럼 정겨워라 시인의 오두막집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자그만 텃밭을 매만..
2017.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