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노래가 간절한 밤에

2019. 8. 17. 02:4114부· 내일 위한 오늘에




사노라면 노래가 간절한 밤에



입추가 지났어도 열대야구나

부림시장도 휴가란데

우린 떠나지도 못한 채

새벽달이 뜨도록

길거리 장삿일만 하구나

명자꽃 집사람은

부추김치 배추김치 찬거리를

재래시장에서 사고

내일부터 투잡을 하겠다네

어시장 수산물 도매상

경리업무를 맡아

새벽 5시에서 오후 5시까지

노동일에 매달리겠구나

억척같이 일하며

해당화 시인의 집을 살릴

힘든 결단을 내렸어라

15번째 시집을 출판하든

긴급조치 9호 재심을 끝내든

가난한 시인에게도

비상구는 없지 않으련만

두 사람 앞에 놓인

아리랑고개를 함께 넘자면

지금은 힘을 모을 때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노래가

간절해지는 여름밤에

잠 못 이루며 거리를 걷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