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오두막집으로 가는 길에

2017. 6. 17. 00:173부· 희망 속에 또다시 필




시인의 오두막집으로 가는 길에



앵지밭골 지나 삼학사 뒷편

무학농장길로 오르면

열매를 갉아먹는

청설모도 만나서 반갑고

탱자나무 가시울타리를 보니

옛 동네가 생각나네


여름 숲속의 뻐꾸기 소리

아련한 추억처럼 정겨워라

시인의 오두막집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자그만 텃밭을 매만지는

당신 모습도 고와라


약수터 물 한모금 마시고

길냥이들 밥 주고

계곡이랑 대밭이랑 바라보며

멧새소리를 듣는가

짙푸른 나무숲에 들어서면

담배도 절로 끊거니


난 산사람이 되어야겠네

폐가를 고쳐 잠시 머물다 갈

가난한 부부의 거처를

길손들이여 어여삐 여기라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찾아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