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세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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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을 든 평화의 소녀상
국화꽃을 든 평화의 소녀상 한 송이 국화꽃을 든 소녀상 오늘도 꿋꿋이 서 있다 고향산천에서 뛰어 놀던 소녀 적 모습 그대로 조선의 누이는 가을을 맞는가 평화나비들이 밤새 지키고 국화꽃 화분들이 놓인 오동동 평화의 소녀상에 깃든 인권 자주 평화의 다짐 이 나라는 여전히 슬픈 땅 민요를 나직이 노래부르네 미국놈 믿지 말고 석열에 속지 말고 일본놈 일어나니 조선사람 조심해라 독도를 넘보는 전범 일제는 강제동원도 위안부도 죄다 책임을 회피하건만 줏대없는 정부의 해결책이란 분노만 일으키고 있다 지금도 원혼이 되어 떠도는 할머니들을 위하여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든 평화의 소녀상이여 끝까지 함께 싸워 이기리라
2023.10.29 -
고목에 다시 꽃은 피고
고목에 다시 꽃은 피고 비온 뒤 산에 갔더니 무학산 둘레길 고목에도 벚꽃이 피고 꽃길을 만들었구나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까 정점을 찍었다는데 코로나 2년 남짓 곤두박질친 살림들 절망 속의 사람들 일으켜 세울까 추경이라도 어서 해라 자영업자 피타는 고통의 세월 어찌 하랴 거꾸로 도는 정치야 고작 5년이면 끝나게 마련인 것을 겨울을 버티고 노동의 대지에 움트는 새싹들의 몸짓을 우린 노래부르리니 첫마음 간직한 채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2022.03.28 -
초승달이 사무치는 봄밤
초승달이 사무치는 봄밤 노동의 대지 위에 뜬 저 초승달은 왠지 날선 비수처럼 사무친 한이 번뜩이네 폭정의 시대는 가고 억울한 과거사들 이제 명예회복 국가배상 하랬더니 고통의 세월을 가슴앓이한 숱한 이들 재심조차 더딘가 민간인 학살 유신독재 긴급조치 국가보안법 조작 청산할 과제들 손꼽아 보면 많아라 봄밤 거리에서 바라보는 초승달 이내 마음 알까 코로나로 썰렁해진 시내 중심가 민생경제는 바닥인데 보수양당 정치꾼들 투기꾼들만 배불리는 미친 세상 분노가 서린 듯 조선낫처럼 날카로이 빛나는가
2021.04.19 -
시월에 다시 생각나는 책들
시월에 다시 생각나는 책들 7080 향수가 아니다 그때 그 시절 밤새워 읽고 토론하였던 인문사회과학 열정이 불현듯 생각나 내 마음은 애틋하여라 창작과 비평 씨알의 소리 황석영의 객지 소설 신경림 농무 시집 김지하 오적 필사본 이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페다고지 등등 그리고 광주항쟁..
2019.10.07 -
구산면 괭이바다 선상추모제에서
구산면 괭이바다 선상추모제에서 괭이바다 울음소리 들리는가 한송이 국화꽃을 소원을 실은 종이비행기를 학살 그날의 현장에 날려 보내는 사무친 한을 뉘라서 풀어주랴 내년이 70주기라는데 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국가배상은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가 모진 고통의 세..
2019.06.09 -
한많은 세월은 끝나야 한다
한많은 세월은 끝나야 한다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뉘라서 알아주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69주기 경남유족회 합동추모제를 치르며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마르지 않았네 애타도록 외쳤던 진상규명 국가배상 특별법 제정은 국회에서 표류중인가 머리칼 희끗한 유족들은 시간이 ..
2019.04.20 -
또 한번의 겨울 길목에 서서
또 한번의 겨울 길목에 서서 입동 지나니 비 내리고 무학산은 비안개 자욱한데 단풍잎은 하나둘 지기 시작하네 안간힘으로 버티던 가을은 저만치 물러가고 다시 시련의 겨울이 내게도 오고 말았는가 기다림은 계속되고 새로 일어서야 할 시인의 집 살림살이는 고단스럽구나 적폐청산 제..
2018.11.08 -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는 박정희시대 군사쿠데타 후 이북출신 군장성 숙정 차홍기편 영화를 보다가 시인의 집 배낭 속 긴급조치 9호 판결문 완도 신지서중 국어교사 시절 사진을 꺼내보았어라 어느새 39년 세월이런가 남몰래 아픔을 삭이며 그해 그날을 생각는 이내 심사를 뉘..
2018.08.08 -
교원동 24번지를 아시나요
교원동 24번지를 아시나요 내겐 옛길 옛 동네였던 여기서 잠깐 멈춰 그 시절로 가자 임항선 신도로 울 부모 살던 터엔 아파트 들어서고 무학산 아래 흔적조차 지워졌어라 회산다리 윗쪽 하천 골목길 돌아서 올라오던 옛집 아직 못다 푼 한이 그 자리에 서려 있거늘 오가는 이들 뉘라서 억..
2018.04.17 -
나는 왜 민중시인이 되었나
나는 왜 민중시인이 되었나 걸음마를 배우는 저 아이 스켓치 그림에서 나의 첫 걸음을 돌아보아라 전후세대 분단세대 유신세대였던 우리 때는 철없는 반공교육에 독재자 입맛에 맞는 말과 행동을 강요당해 왔지 않은가 녹슬은 철조망을 벗어나려 몸무림치던 숱한 사람들 고통의 세월이..
201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