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민중시인이 되었나

2017. 9. 21. 22:504부· 다른 세상을 꿈꾸며




나는 왜 민중시인이 되었나



걸음마를 배우는 저 아이

스켓치 그림에서

나의 첫 걸음을 돌아보아라

전후세대 분단세대

유신세대였던

우리 때는

철없는 반공교육에

독재자 입맛에 맞는

말과 행동을

강요당해 왔지 않은가


녹슬은 철조망을 벗어나려

몸무림치던 숱한 사람들

고통의 세월이야

뉘라서 알아주리오

문학입문도

종교입문도

아이처럼 첫 걸음마를

제대로 배워야

진실을 노래할 수 있고

빛과 소금이 되거늘


고향 마산의 해당화 시인은

거꾸로 도는

미친 정권을 만나

오랜 방황을 거치고서야 

여럿이 함께

항쟁의 대열에 섰어라

전환기의 해를 넘어
15번째 시집을

민중 속으로 보내야 할

그날도 멀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