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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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것은 은행잎뿐 아니다
떨어지는 것은 은행잎뿐 아니다 불금인데 초겨울 찬바람에 은행잎이 흩날리는 불종거리에 봄날은 언제쯤일까 마수도 못했다는 노래방 요즘 장사가 어떠냐 물으니 엑스자를 긋는 과일상 물가가 높아 쓸 돈이 없고 시내엘 나오질 않는다는 술집거리 오동동에도 체감경기가 얼어붙었구나 코로나 때보다 어렵다는 말이 아프게 들려오는 전통시장 가을아 가지 마라고 애타게 부르던 소리도 바람결에 사라져 버렸는가 가스 전기 난방비 대책도 민생경제 예산확충도 삭감밖에 없는 윤석열 정부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 서민 도시빈민 올 겨울 나기는 한숨과 분노뿐이어라 장사하느라 빚만 쌓여간다는 자영업자들 심정을 뉘라서 어루만져 줄 것인가 사람사는 세상은 멀고 촛불민심은 타오르는구나
2023.11.25 -
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한한 연습과 함께 가자고 김수영 시인은 노래하였건만 오늘 아침 슬픈 부고가 페이스북을 타고 전해왔다 우리 건강한 몸으로 아픈 마음들을 보듬으며 들꽃처럼 강인하게 살아가자는 박노해의 걷는 독서가 내 가슴을 울린다 평소 찾아보지 못한 벗들 오래 병고에 시달렸다는데 뒤늦게 소식을 접하니 일상의 회한이 밀려온다 녹색시민 민주시민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어제는 뉴스를 접하니 단칸방에서 쓸쓸히 숨져 간 고독사 어르신 아프더라 돌봄도 없는 사람들 얼마인가 사각지대 비극이 끝나는 날은 언제쯤일까 은행잎 노랗게 물드는 마산에서 일찍 떠난 두 사람 영전에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이제 ..
2023.11.23 -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마산이 와 이리 됐노 탄식마시라 7대도시 마산 부활을 꿈꾸며 창동에서 열린 NGO포럼 얼마만인가 반갑다 무학산 임항선 합포만을 잇는 항구도시 매립과 개발이 되풀이되는 구도심과 신도시 최악의 경기침체 탓에 발전이란 말 자체가 가슴에 와 닿지를 않았지만 민주당 합포구위원회 이옥선 위원장 그 열정이 대견스러워라 교수도 변호사도 문화예술인도 언론인도 뜻있는 시민들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였던 우리 고장 살릴 정책 방청객 질문이 뜨거웠네 이제는 개발 위주보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재생에너지 활성화로 환경도시를 만들자는 말이 솔깃하게 와 닿더라 파헤쳐지는 산들 핵 오염수가 흐르는 바다 쓰레기 넘치는 도심 살풍경이 사라지지 않고 추억은 많은데 너무 쓸쓸하단 마산을 어찌 살릴까 지방분권도 주민자치도 말만 말고 실천하라 직접..
2023.11.22 -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겨울 서원곡 계곡 위에 아슬하게 놓인 까치집 하나 경이로워라 옥탑방보다 높이 나뭇가지 물어다 지은 자연 그대로의 거처 홈리스가 보기라도 한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이런 데서 어찌 사냐고 무시하지 말아라 쓰레기시멘트 아파트보다 전세사기 빌라보다 한결 맘 편히 지내거든 눈비가 쏟아지고 칼바람 부는 날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는 어미까치의 모성애가 새삼 놀랍더라 아침이면 반가운 소식일랑 알리는 까치소리 남몰래 가슴을 설레었네 관해정 은행나무 지나 무학산 둘레길 들머리에서 마주친 까치집 하나 내 눈길 머문 풍경이어라
2023.11.21 -
도대체 무엇이 그리 만들었을까
도대체 무엇이 그리 만들었을까 물방울에 산자락이 맺혔다 한 농사꾼을 그리며 눈물처럼 땅을 적신다 추석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단감밭에 나갔던 그 이상기후 잦은 비 탓에 탄저병이 든 수확기 단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날밤 농막에서 잔 그 ‘철균이가…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다.’ 카톡방에 올라온 글 해가온 농장을 일구며 새 세상을 꿈꾸던 농민의 벗 정철균 동지가 그만 화마에 쓰러졌다 농협빚 농자재비 인건비 애들 양육비 걱정 태산인데 탄저병까지 들었으니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까 추석 전날도 명절 당일도 단감밭에 일하러 간 농민의 애타는 그 심정을 뉘라서 알아주랴 도저히 농사 못 짓겠다고 선언하기 전에 자연재해 이상기후 피해 실질적 영농비를 보장하는 "정철균법"을 만들자 농민들이 마음 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정책이 ..
2023.11.20 -
마산에 첫눈 내린 아침에
마산에 첫눈 내린 아침에 어제는 초승달이 뜨고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만 오늘은 새벽녘에 첫눈이 내려 쌓였네 오동동 명자꽃 노점일이 안쓰러운 듯 그기 장사가 됩니까고 백신부가 묻길래 전쟁 아입니꺼 전쟁 살아 남아나지예 라고 답해주고 싶었다 물가가 높아서 다들 경기가 어렵다는데 그래도 싼 값에 사 먹는 길거리 간식에 정성을 들이는 노점상 생계보호특별법 민생3법은 계류중이고 영세상인 빈민은 생존이 위태로운 판 그래도 마산에 첫눈이 다 내리니 반가워라 빈터에 가꾼 상추 배추 파가 얼게 됐지만 동심이 살아 있는가 해당화 시인은 흰눈쌓인 무학산으로 산행길 떠나볼꺼나
2023.11.18 -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명자꽃 합천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왔구나 도시살이를 하더라도 뗄래야 뗄 수 없는 농촌의 소중한 작물 시장 수급조절 하느라 어디선 무를 갈아엎는단 소식도 들려오니 서글픈 심정이건만 자식 챙기는 부모 마음 월동무에 담겼어라 겨울비 내린 오늘 저녁에는 무김치를 담가 소박한 밥상을 차렸네 자루쌀도 시래기도 양파도 된장도 챙겨다 주는 시인의 집에 쌍백 안계마을 황토밭 농사지어 거둔 그 손길이 둘도 없는 사랑이어라 사는 게 고달파도 무가 서로를 토닥거려라
2023.11.17 -
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붉은 단풍잎이 지고 흰옷으로 갈아입는 산 잠 못 드는 꽃넋들이 나에게 묻는다 전쟁은 끝났는가 못 다 이뤘던 염원은 고사목처럼 남아 이 산하에 사무쳤건만 평화의 길은 멀고 대결은 첨예하여라 무기팔아 먹고 사는 미국의 수상쩍은 행보들 유사시 대비책이란 전쟁하겠다는 것 핵폭풍이 일겠구나 어디 피할 곳도 없이 이 강산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는 날이면 생존배낭 꾸린다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지리산에 핀 눈꽃들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내 사랑을 지키자는 타는 마음이어라
2023.11.15 -
우리는 절망 속에 살 수 없다
우리는 절망 속에 살 수 없다 은행잎을 밟고 가는 것도 아픔인 시대 작년은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가계 부채 기업 불경기 이리 어려운데 빗장을 걸어 잠그고 한푼도 쓰지 않겠다는 정부곳간 정작 나라살림을 탕진한 장본인은 누구인가 가장들은 먹는 것부터 연료비부터 줄이겠다 하고 영끌족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뉴스들 상상만으로도 서러운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 오늘 월급 빼고 다 오른 물가고에 민생파탄에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떨쳐 일어선 노동자 민중들 분노의 대열은 끝없이 이어지는구나 "물가폭등 서민 중소상인 다 죽는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는 외침이 쩡쩡 울려라 못 살겠다 갈아보자고 처절히 아우성치며 거리로 나섰던 유신독재 말기 항쟁의 기억이 되살아오는 저 사진 한장 내 가슴을 치는가 이대로 국민 무서운 줄..
2023.11.12 -
마지막 잎새 희망을 선동하다
마지막 잎새 희망을 선동하다 한 생명이 매달려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도시빈민의 목숨줄이 바람에 위태롭다 죽음과 삶의 교차로 이 사선에서 내려가고 싶은 사람들 지옥이 따로 없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어 생존투쟁의 길로 나서는 레미제라블 주말 빈민대회가 열린다 민주노점상과 철거민 영세상인 노숙인 빈민의 책임이 역사 앞에 놓여 있다 저 마지막 잎새처럼 더 절박한 희망은 없다 민생3법 쟁취 구호를 외쳐 부르자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