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2023. 11. 23. 18:51<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좋았던 순간들은 낙엽처럼 떠나는가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한한 연습과 함께 가자고
김수영 시인은 노래하였건만
오늘 아침 슬픈 부고가
페이스북을 타고 전해왔다
우리 건강한 몸으로
아픈 마음들을 보듬으며
들꽃처럼 강인하게 살아가자는
박노해의 걷는 독서가
내 가슴을 울린다
평소 찾아보지 못한 벗들
오래 병고에 시달렸다는데
뒤늦게 소식을 접하니
일상의 회한이 밀려온다
녹색시민 민주시민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어제는 뉴스를 접하니
단칸방에서 쓸쓸히 숨져 간
고독사 어르신 아프더라
돌봄도 없는 사람들 얼마인가
사각지대 비극이
끝나는 날은 언제쯤일까
은행잎 노랗게 물드는 마산에서
일찍 떠난 두 사람 영전에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이제 편히 쉬시라 절 올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