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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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이 위험에 처해 있다
접경지역이 위험에 처해 있다 폭설이 쏟아져도 걱정인데 강원도 전방 접경지역엔 웬 전쟁몰이가 우릴 괴롭히나 포탄이 터지는 소리 비행기가 날으는 소리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다!" 아우성이 터져나오는 그곳 9.19 군사합의 파기가 연평도 포격때보다 더 심각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단 공포가 자꾸만 덮쳐온다지 북도 최신무기를 휴전선 일대에 배치하겠다는 뉴스도 우릴 불안케 하지 혹시라도 총선 앞두고 최전방 총성이라도 울린다면 국지전일까 전면전일까 강대강으로 치닫는 한반도 "접경지역에 평화를!" 105개 단체 참여한 기자회견 평화행동의 외침을 들으라
2023.12.15 -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첫 발령지 산골중학교에서 수업마치고 광양에서 광주행 버스를 타고 간 곳 분단 철조망같았던 레이더기지에 빨간 불만 반짝거리던 무등산 12.12 군사쿠데타 터지고 서울의 봄 100만 대오 기다려 보자던 회군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5.18 항쟁은 폭발했지만 핏빛으로 물든 빛고을 전두광의 학살에 전사들은 쓰러져 갔다 벌써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 편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아직도 학살 배후 미국도 학살자 부역자들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건만 대동세상의 꿈을 그리며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 어떤 심정일 것인가 국보위 해직 이후 산 자들과 다시 찾아갔던 무등산은 하얀 억새가 깃발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43년 세월이 흐르고 서울의 봄은 탄핵의 봄을 어깨걸고 외쳐부른다 백만 촛불이 다시 일어선다
2023.12.13 -
그곳에 가면 붕어빵이 있다
그곳에 가면 붕어빵이 있다 거리에 은행잎 날리고 찬바람 부는 날 붕어빵 굽는 손길이 따뜻하고 아름다워라 천원 한장으로 추억의 간식을 맛보며 소소한 행복 누려라 산다는 것이 뭔지 물가고에 울고 싶은 우울한 시절에 우리 위로받을 권리가 저 붕어빵 하나에 깃들여 있어라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 주었던 붕어빵 노점 성탄 트리처럼 서서 휑한 가슴들 속에 함께 살자고 희망의 메시지를 한 봉지 안겨 주어라
2023.12.11 -
그래도 우린 여기서 살아간다
그래도 우린 여기서 살아간다 합포만에 태양은 떠오르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서민들의 삶은 늘 고단하다 그래도 우린 살아간다 씀씀이를 줄여도 물가고에 주머니는 비고 공과금도 버거운 날 토란국 끓여서 김장김치로 한끼 밥 챙겨 먹고 저마다의 일터로 나간다 각자도생 도시살이 인심마저 각박해져 갈지라도 더불어삶 공동체를 쉼없이 찾아가야겠지 무너지고 거꾸로 돌아가는 통탄할 겨울공화국 창동에 탄핵촛불이 켜지고 못살겠다 갈아보자 외침이 터져나오는 거리 마산이 다시 일어서는 그날 굽은 세상을 바로 펴리라
2023.12.09 -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그녀에겐 녹슬은 해방구도 없었다 "저는 98살 남파공작원입니다" 1957년 남파 1958년 체포 불법구금 고문 사형 무기징역 전향 1979년 가석방 모진 세월이여 간첩죄도 간첩방조죄도 없었다 창살 속에 갇혀 지냈던 장기수 그 고통을 뉘라서 알랴 강산이 6번도 더 바뀐 지금 재심을 청구한 남파공작원 엄씨 분단시대의 상처꽃이어라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진영논리 대신 무죄 선고를 하라 이름없이 빛도 없이 조용히 봉사하며 삶을 마무리하려 했던 엄씨가 재심에 나선 이유란 “저와의 만남 때문에 고문을 받고 자백한 그분들의 명예는 지금이라도 회복돼야 합니다" 한 가지 책임감 때문이었다 무기징역형 확정 63년 만 가석방 44년 만 그녀의 재심 청구가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두손모아 기도..
2023.12.07 -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동해안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 어민들 상인들이 울상이다 부랴부랴 정부는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다 제주 앞바다에선 자연산 미역이 돔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인간과 자본의 탐욕이 저지른 인과응보가 아니던가 바다의 비극은 일회성이 아니다 나가도 오징어 못 잡는 어선들 조업을 할수록 적자라니 어디 오징어잡이만 그럴까 무서운 기후위기 재앙 앞에서 산들강뿐 아니라 바다까지 생계의 터전이 사라지는 오늘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30년 동안 이어진다면 수산물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강릉 주문진항 어시장이 서해안산 아르헨산 오징어를 쓴다 해도 이 재난을 피해갈 수 있을까 바다의 신음소리 어민의 탄식이 뉴스를 타고 우리 가슴에 파도가 치듯 아프게 밀려온다
2023.12.06 -
조계종 자승스님의 죽음 앞에서
조계종 자승스님의 죽음 앞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누가 묻거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하겠다 잊지 못할 수많은 얼굴들이 떠오르는 이 순간 조계종 전 총무원장을 지냈던 자승스님의 죽음이란 내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명진스님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불교계의 수장 4대결사는 정진하였는가 도법스님의 생명평화 진관스님의 사회정의 대승의 그 길을 걸어갔던가 해인사 성철스님처럼 박정희에게 3배를 안하면 만나지 않는 게 낫다고 일갈한 이판승의 기개는 있었던가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아쉬워지는 오늘에 이전투구 구설수만 무성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 "더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 열반송은 대체 뭐란 말인가 죽음은 정녕 비극이지만 소신공양 미화 훈장 추서란 한낱 희극일 뿐일지니 내려놓을 것..
2023.12.04 -
겨울 길 위의 삶을 돌아보며
겨울 길 위의 삶을 돌아보며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란 현수막이 내걸린다 우리는 언제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주말도 평등하지 못한 차가운 거리에서 오늘도 난장을 펴는 사람들 길 위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도시빈민들 이 겨울 노점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마지막 한 개 남겨진 잎새인 듯 간신히 버티는 길거리 장삿일 성탄트리처럼 서서 오가는 이들을 맞는가 지나치지 말아라 붕어빵 하나 어묵 하나 군고구마 하나 함께 맛보는 사랑이다
2023.12.02 -
들으라 노란봉투법의 외침을
들으라 노란봉투법의 외침을 한 목숨이 걸린 일이다 한 가정이 걸린 일이다 이 땅 일하는 사람들 노동자의 삶들이 걸려 있다 열사들 피맺힌 외침이 노란봉투법에 서려 있다 거부권을 거부한다 개정노동법과 방송3법 국민의 목소리이다 대통령 한 사람 마음에 안 들면 모든 것을 거부하는 대한민국은 군부독재 정국이다 국회도 여론도 언론도 무시한 계엄상태다 즉각 공포하라 2500만 노동자의 권리를 더이상 짓밟지 말라 비극은 끝나야 한다 민주주의가 달려 있다
2023.11.29 -
정의구현사제단 시국기도회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시국기도회에서 나는 여기 시국기도회 왔는데 그대들은 어디 있는가 87년 노동자투쟁의 현장 어언 36년 세월이구나 창원대로에서 상남동을 거쳐 사파성당까지 달려온 우리 젊은 날의 투혼이여 마창노련 경대협 연대투쟁의 불길 치솟았던 그 거리들이 새로워라 강산이 몇 차례나 바뀐 지금 먼저 떠나간 동지들 얼굴이 어른거리는 곳 10년 전 4대강은 흘러야 한다는 시국미사가 기억나는 곳 서울에서 먼길 달려온 김성진 페친도 만나 반갑고 오랫만에 지역사회 시민단체 인사들 신자들 인사나누니 기쁘더라 민주주의 회복! 윤석열 탄핵! 정의구현사제단의 외침은 하늘의 목소리였어라 성난 민심이 천심이었어라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시국기도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 없다는 백만촛..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