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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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동트기 전 길을 나선다 숲속의 두 갈래 길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난다 나만의 길을 찾아서 그로 인해 모든 것들이 달라졌을지라도 완주하였을 때 미소지을 수 있다면야 위대한 길이 아니랴 불가능한 꿈을 꾸며 여럿이 함께 걸어왔던 길 그 길 위에 고난은 길동무처럼 따라다녔다 세상을 바꾸자 외쳐 부르며 싸웠던 지난 날들도 추억이리니 나는 오늘 더디가도 가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의 새벽길에 선다
2024.03.10 -
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오늘 내가 걷는 이 길도 앞서 간 사람들이 헤쳐나갔던 길이지 분단된 산하에 모진 독재에 맞서서 시대의 새벽길을 열어갔던 숱한 이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자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아프더라 우린 잊고 살지 않는가 붉은 담 하얀 벽 창살에 ..
2019.12.17 -
들으라 학생들의 아우성을
들으라 학생들의 아우성을 공부나 하지! 벌컥 하며 학생인권조례는 뭣하러 만드느냐고 경남도교육청 공청회에서 고함치고 방해하는 어른들 기사를 보면서 참 씁쓸해지더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쳤을 중년의 학부모들은 통제와 억압이 판치던 그때가 그리워 어제 그 난리를 쳤을까 수능 ..
2018.11.21 -
작은 공동체라도 일구고 싶은 날
작은 공동체라도 일구고 싶은 날 도라산역 새해 통일기원 해돋이 기념행사때 보온병을 꺼내 도라지 달인 물을 마시며 요즘 잦은 기침을 삭히고 곡우 지나서 농삿일을 하는 그리운 풍경 하나 오래 눈길이 머물다가 문득 해당화 시인이 흙손으로 땀방울 흘릴 고향의 품같더라 감자 보리 상..
2016.04.23 -
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처서 지나니 벼가 익어간다 황금빛 들녘도 보인다 포항 천령산으로 떠난 산행길 숲속은 시원한 산림욕장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여럿이 함께 걷는다 매미소리가 교향악이다 야생초가 한 폭 그림이다 나무야 나무야 라고 말을 걸고 손을 잡는다 산..
2013.08.25 -
작은 꽃도 희망이 되는 세상
작은 꽃도 희망이 되는 세상 아픈 몸도 낫겠다 저 꽃을 보니 바위 틈에 뿌리내려 오각별 꽃송이를 피워 낸 기린초가 대견스럽다 벼랑 끝에 내몰린 삶일지라도 탓하거나 절망하거나 않고 한데 어울려 나만의 꽃을 피워 살아가는 것 이 땅 민초들의 끈질긴 생명력이다 돌 우에 핀 진보의 꽃..
2013.06.30 -
처음 가는 길로 가 보자
처음 가는 길로 가 보자 잔인했던 여름은 가고 그새 가을이 왔구나 귀뚜라미 풀숲에서 노래부르는 별밤이여 유난히 밝은 별 하나 못 잊을 사랑처럼 내 가슴에 빛나는가 선선한 바람 불어오는 텃밭가에 나앉아 담배 피는 시인에게 새벽까치는 찾아올까 민들레는 다시 피었고 질경이 한데 어울려 끈질..
2011.08.26 -
행복한 인문학 시민강좌에서
행복한 인문학 시민강좌에서 인문학이 길을 나섰다 폐과될 위기까지 내몰렸던 철학강좌도 해묵은 책들을 읽듯이 행복 자유 담론을 여럿이 함께 들었다 경남대 민주화교수협 교수들이 힘 모아 열린 캠퍼스 밖 강의 삶의 목적이 행복이고 자유인 것을 깨친 더 없이 소중한 시간 오로지 경쟁 돈만 아는 ..
2011.06.30 -
봄맞이길에 제비꽃 피다
봄맞이길에 제비꽃 피다 나는 오늘에사 보았네 자주빛깔 작은 꽃 겨울나러 갔던 제비 돌아온 듯 피어나 반겨맞는 제비꽃을 길모퉁이 담벼락에 여럿이 함께 살아 알아주는 이 만나면 활짝 웃는 봄꽃 그리운 얼굴같아라 팍팍한 내 가슴에도 제비꽃은 피었구나
2011.04.14 -
여름산은 우리를 반겨 맞았네
여름산은 우리를 반겨 맞았네 마산 근교산을 탄 지 2년째 김해 장유 굴암산으로 여럿이 함께 오르는 여름 신안마을 당산나무를 지나 계곡을 따라서 쭉 가며 맑은 물 보니 상쾌하여라 땀 흠뻑 적시며 한 걸음씩 내딛는 산길은 초록빛 나뭇잎들로 그늘 이루고 수수천 년 제 자리에 서서 산은 뭇 생명을 ..
201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