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동체라도 일구고 싶은 날

2016. 4. 23. 01:31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작은 공동체라도 일구고 싶은 날



도라산역 새해 통일기원

해돋이 기념행사때

보온병을 꺼내 

도라지 달인 물을 마시며

요즘 잦은 기침을

삭히고 곡우 지나서

농삿일을 하는

그리운 풍경 하나

오래 눈길이 머물다가


문득 해당화 시인이

흙손으로 땀방울 흘릴

고향의 품같더라

감자 보리 상추 무

텃밭에다 심고

절로 자라는 야생초들과

더불어 살아갈

초록세상의 그날이


도시 아파트숲에 갇혀

까치소리도

풀벌레소리도 멀어졌고

18번이 유정천리인

나를 일깨우는가

더 늦기 전에 여럿이 함께

작은 공동체라도

일구고 싶다는 

이내 심사를 뉘 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