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먼 훗날 발자취를 남기며

2016. 4. 16. 21:41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먼먼 훗날 발자취를 남기며



여기 꽤 오래 머물렀구나

열세권 시집을 쓴

석전동 낡은 방에서

양덕으로 왔다

해당화 시인의 거처는

그간 광주 순천 부산

마산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살았다


먼먼 훗날 발자취삼아

인증샷 한컷을

올려놓기로 하자

아기고양이 달이도

홀로 남겨둔 채

텃밭의 노란 유채꽃들도

돌아볼 겨를 없이

재개발 동네를

미련없이 떠나왔어라


오늘이 세월호 참사

4.16 2주기가 되건만

이 땅 하늘조차

통한의 눈물같은 봄비를

서럽게 퍼붓는구나

명자꽃과 함께

이삿짐을 다 챙기고

이제야 컴을 켜서

추모의 촛불 밝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