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2019. 12. 17. 21:06제1부· 첫 마음으로




겨울 억새꽃 휘날리는 길에서



오늘 내가 걷는 이 길도

앞서 간 사람들이

헤쳐나갔던 길이지

분단된 산하에

모진 독재에

맞서서 시대의 새벽길을

열어갔던 숱한 이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가자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아프더라

우린 잊고 살지 않는가

붉은 담 하얀 벽

창살에 갇혔던 젊음

빼앗긴 직장

파란많은 민주항쟁의 길

자주통일의 길에서

열사들의 꽃넋이

억새꽃처럼 휘날리는가

아직 갈 길은

멀고도 험난하여도

여럿이 함께 손잡고 가는

시대의 새벽길을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듯

난 노래부르며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