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2013. 8. 25. 23:58◆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3부 순례

 

 

 

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처서 지나니 벼가 익어간다

황금빛 들녘도 보인다

포항 천령산으로 떠난 산행길

숲속은 시원한 산림욕장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여럿이 함께 걷는다

매미소리가 교향악이다

야생초가 한 폭 그림이다

나무야 나무야 라고

말을 걸고 손을 잡는다

산줄기들 힘을 합쳐

봉우리 골짜기를 이뤘다

숱한 사연들 간직한

돌멩이 한개 풀 한포기

아픈 역사의 자취인 양

조심스레 밟게 되는구나

10Km를 6시간 걸려

나 자신을 진단했다

산은 뭇 생명의 소리로

깨우침을 주고

우리를 품어 주었다

이제 더불어숲이 되어서

공동선을 이루자고

나직이 속삭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