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둘레길(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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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월요병인가 어깨통증에다 머리까지 어지러운 날 지역 행사 두 군데 사진찍을 일도 놓치고 무학산 둘레길 산길에서 가시나무 울타리를 만나 반가운 김에 가시나무꽃에게 말을 걸다 옛 동네 골목길 들어서면 지금은 사라진 풍경 아련히 떠오르건만 오래 된 논들 집들 밀고 도로 내고 아파트 들어선 내 살던 교원동 집터 오늘도 명자꽃과 함께 지나쳐 왔지만 임항선 철길 걷노라면 마음이야 가벼울까 꿀벌 하나 날아드는 하얀 가시나무꽃을 보며 남모를 추억에 젖는가 도시살이에서 보기 드문 가시나무 울타리가 코로나 블루를 달래는구나
2022.04.11 -
고목에 다시 꽃은 피고
고목에 다시 꽃은 피고 비온 뒤 산에 갔더니 무학산 둘레길 고목에도 벚꽃이 피고 꽃길을 만들었구나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까 정점을 찍었다는데 코로나 2년 남짓 곤두박질친 살림들 절망 속의 사람들 일으켜 세울까 추경이라도 어서 해라 자영업자 피타는 고통의 세월 어찌 하랴 거꾸로 도는 정치야 고작 5년이면 끝나게 마련인 것을 겨울을 버티고 노동의 대지에 움트는 새싹들의 몸짓을 우린 노래부르리니 첫마음 간직한 채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2022.03.28 -
고목 앞에 발걸음 멈추고
고목 앞에 발걸음 멈추고 가문 날씨에 비온 뒤 산천은 봄빛이라 무학산 둘레길 걸어가다 마주친 저 고목에도 푸르른 새잎들 올해도 돋아나겠지 꽃잎 피어난 그 자리 난 기억하고 말고 노동의 대지 위에 깊게 뿌리내리고 살며 오랜 세월 동안 지켜보았을 세상사 겨울 속의 봄을 기다린 올곧은 심지란 내일 위한 오늘을 노래하는 마음일지니 이심전심이라 더불어 한몸이구나
2022.03.01 -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집에 먹을 게 있느냐며 무학산 둘레길에서 텃밭가의 냉이를 캐고 약숫물도 받고 중성동으로 내려오는 길에 옛 동네 북마산 참기름집에 들러서 찹쌀 빻은 것 챙기고 들기름을 사는 명자꽃 깊은 산중에서 자연인으로 산다면 자급자족하련만 물가고에 장보러 다니는 그 마음인들 편할까 코로나 탓에 장삿일도 쉬는 날이 많아진 우울한 심사를 떨치자면 햇빛 보고 바람 쐬고 새소리 들으며 뒷산에라도 나가 봐야겠지 아리랑고개 참기름집도 재개발 아파트 들어서고 사라졌는가 했더니 북마산 도로가에 수동식 기계 갖춰놓고 용케 명맥을 이어 할매가 장사하는구나 적어도 나에겐 잊지 못할 풍경이어라
2022.02.25 -
더불어숲이 왠지 그리워
더불어숲이 왠지 그리워 초록빛깔 숲속엔 뻐꾸기가 아련한 향수를 부르고 호두나무 위엔 청설모가 오랫만에 보이는구나 입하 지나고 이맘때면 만날고개에서 서원곡으로 무학산 둘레길 한바퀴 산행길 나서곤 했더랬지 회원골 산중에도 그린벨트 나무들 베고 농장 만드느라 칡꽃도 동백꽃도 보리수열매도 사라져 씁슬한 기분이더라 대나무숲 은행나무숲 우거진 작은 계곡가에도 미니골프장 들어서면 저 다람쥐도 길냥이도 다시 거처를 옮겨야 할 판 텃새도 까마귀도 딴곳으로 날아들 가겠지 오래 된 호두나문들 제 자리를 지켜낼려나 개발제한구역마저 임야를 사고팔고 투기판이 된 오늘에사 초록빛깔 숲속의 뭇 생명 소중한 줄 새삼 깨우치노라
2021.05.28 -
잃어버린 주머니칼을 찾아서
잃어버린 주머니칼을 찾아서 주말 봄빛구경하러 갔다가 개구쟁이 길냥이에게 생선썰어 밥주다 애지중지 30년 정든 주머니칼을 잃어버렸다 손가락만하지만 냉이 쑥도 캐곤 하였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없다 무학산 둘레길을 되짚어가 회원골 약수터 가는 길 산중텃밭 가에서 앗차 놓아둔 칼을 찾았다 누구는 담배파이프 때문에 적들에게 목숨을 앗기고 누구는 약첩을 찾으러 백두산 수림을 뒤졌다는데 작은 주머니칼이 뭐라고 다시 걸어 올랐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다니 내 잃어버린 젊은 날 심정은 어떠할까 빼앗긴 교단 후회는 없다만 아쉬워지는 마음은 차마 숨길 수가 없더라 참된 봄을 기다리며 산길을 오르내린 오늘이네
2021.02.20 -
고목에도 꽃은 피어나건만
고목에도 꽃은 피어나건만 고목에 핀 저 연분홍 꽃 왠지 내 마음같아 오래 눈길 머물러라 고향의 산 무학산 둘레길 가는 길이면 만나는 이끼덮인 벚꽃나무 긴 세월 버티고 서서 잿더미를 뚫고 솟아나는 봄의 새순들처럼 고목에도 꽃은 피네 폐허같은 삶들 위에도 끈질기게 움트는 새 잎 ..
2019.03.26 -
마산고무학산악회 제9차 정기총회 힘찬 출발^^
31회 장대두 회장에 이어 32회 김영수 회장이 선출돼 2년간 총동창회 산하 동호회인 무학산악회 회기를 넘겨받았다 여름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무학산 서원곡 일원은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계곡물도 말라 있었다. 마산고 선후배동문들이 6월 24일 아침 마여중 입구에서 모여 서원곡 둘..
2018.06.24 -
오두막집에서 앵지밭골 둘레길 걷는 재미란? ^^
오붓하게 단둘이서 걸어보는 오솔길같은 둘레길에서 맛보는 운치란 향기로운 숲과 느림의 미학이었다 둘레길이란 쉬엄쉬엄 걷는 산책길이다. 여럿보다 둘이 일요일 오후 오두막집에서 앵지밭골로 가뿐한 마음으로 걸어보니 재미가 유달랐다. 숲속 산길에 핀 야생초와 나무들을 발견하..
2017.08.13 -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이른 아침에 봉화산 숲속길 내 사랑과 함께 걸었지 텃밭도 구경하고 개똥쑥 한줌 캐어다 넣으며 무학산 둘레길 찬찬히 가다 보니 어름 산딸기도 한눈에 들어왔어라 시골 출신이라 풀꽃이랑 약초랑 찾는 품이 산꾼 못지 않아 대견스럽구나 힘겨운 날 둘..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