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주머니칼을 찾아서
2021. 2. 20. 21:32ㆍ지금은 여기에
잃어버린 주머니칼을 찾아서
주말 봄빛구경하러 갔다가
개구쟁이 길냥이에게
생선썰어 밥주다
애지중지 30년 정든
주머니칼을 잃어버렸다
손가락만하지만
냉이 쑥도 캐곤 하였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없다
무학산 둘레길을 되짚어가
회원골 약수터 가는 길
산중텃밭 가에서
앗차 놓아둔 칼을 찾았다
누구는 담배파이프 때문에
적들에게 목숨을 앗기고
누구는 약첩을 찾으러
백두산 수림을 뒤졌다는데
작은 주머니칼이 뭐라고
다시 걸어 올랐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다니
내 잃어버린 젊은 날
심정은 어떠할까
빼앗긴 교단 후회는 없다만
아쉬워지는 마음은
차마 숨길 수가 없더라
참된 봄을 기다리며
산길을 오르내린 오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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