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조금만 더(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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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소소한 생활이 있는가
내게도 소소한 생활이 있는가 좀 느리게 살기를 바랬건만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체크카드도 신용카드도 달고 다닐 줄이야 예전엔 미처 몰랐더라 <시인의 집>이라고 차려 놓으니 웬 사업자등록증 카트단말기 비치까지 하게 될 줄이야 갑자기 세상이 변한 건가 내가 달라진 것인가 원..
2015.05.29 -
크레인 위의 노동자를 생각하며
크레인 위의 노동자를 생각하며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내 몸도 마음도 타들어 가건만 거기 고공농성 노동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 강병재 의장은 60M 크레인 위에서 복직확약서 이행하라고 장기농성중이다 이석규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산화했고 노무현 변호사가 장례식 방해 3자..
2015.05.25 -
오늘따라 바보 노무현이 그립다
오늘따라 바보 노무현이 그립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외쳐 불렀던 노무현 봉하마을에서 저 들의 푸르른 상록수를 노래하였던 대통령 부엉이바위에 아로새긴 못 다한 일 못 다한 사랑이 산 자들을 울리는 6주기 추모의 날 그리운 얼굴을 내 가슴에 품어 보는가 빼앗긴 세월이 미완의 ..
2015.05.23 -
왜 아스팔트에서 농사를 짓는가
왜 아스팔트에서 농사를 짓는가 우리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새누리당 거짓약속에 속고 또 속은 이 땅 민초들 밥쌀용 쌀수입을 강행한 살농정부와 맞서 모판을 머리에 인 채 플랑카드 피켓을 앞세워 뜨거운 거리를 행진하는가 "농민의 삶 파탄내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 "WTO 협상 포기! ..
2015.05.21 -
오월, 그날로부터 나의 삶도
오월, 그날로부터 나의 삶도 35년 전 그날 그 자리 난 지금도 생생하네 최루탄 날으고 공수부대 미친 총칼이 살기를 번뜩이던 80년 5월 18일 낮 광주 금남로에서 우린 돌멩이로 맞서며 비상계엄 해제 군부독재 타도를 함께 목놓아 외쳤지 부처님 오신 날 아치가 유독 부끄러웠던 학살의 그..
2015.05.17 -
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명자꽃이 새차를 내렸기에 중고 스타렉스 타고 합천군 쌍백으로 농촌 고향엘 함께 갔다가 장모님께 안부 여쭙고 점심상 같이 한 뒤 대나무밭을 밀어 만든 표고버섯밭에서 몇 남은 버섯을 땄다 오빠 없이 어머니 혼자 돌보며 쑥쑥 자란 향그러운 표고를 담아..
2015.05.15 -
텃밭에는 길냥이도 살고 있네
텃밭에는 길냥이도 살고 있네 태풍 노을이 온다던 밤 석전동 텃밭에도 비바람이 몹시 쳤지 폐자재 쌓아둔 곳 젖은 땅바닥에 아기고양이 셋 어미가 둥지를 틀고 앉았네 비가 스며들세라 우산 받쳐주고 매트리스를 덮어 줬더니 밤새 안녕하였구나 눈 못뜬 야옹이 안약을 넣어줘 뜨고 참치..
2015.05.12 -
붓꽃이 내게 말을 걸다
붓꽃이 내게 말을 걸다 서두르지 말아라 꽃피는 아침은 보랏빛으로 환히 열리는 것 불면의 밤도 고통의 시간도 끝이 있거니 끈질기게 살며 사랑하며 조금만 더 좋은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담벼락 모퉁이 저 붓꽃이 나를 토닥토닥 거리는구나 아픈 과거사 진실은 빛줄기처럼 어둔 세..
201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