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2015. 5. 15. 20:47제3부· 조금만 더

 

 

 

대숲 일렁거리는 표고밭에서

 

 

명자꽃이 새차를 내렸기에

중고 스타렉스 타고

합천군 쌍백으로

농촌 고향엘 함께 갔다가

장모님께 안부 여쭙고

점심상 같이 한 뒤

대나무밭을 밀어 만든

표고버섯밭에서

몇 남은 버섯을 땄다

오빠 없이 어머니 혼자

돌보며 쑥쑥 자란

향그러운 표고를 담아서

내다 팔 참이다

당신은 개인회생 중

나는 긴급조치 재심 중

힘겨운 날에 만나

둘이 힘을 합쳐 세파를

헤쳐가고 있거늘

우린 기뻐할 틈도 없다

어렵사리 구한

승합차를 고향집 길에서

고사 지내고 나니

마음이 편해 좋단다

출발할 땐 성호를 그으며

안전운행을 기원하고

다시 일터로 나간

명자꽃이 한 편의 시다